“프레이밍 효과 ( Framing Effect )” 라는 이론이 있다. 이 프레이밍 효과란 “어떤 사실을 전달할 때 그 사실을 어떤 틀 안에 넣어 전달하느냐에 따라 전달받은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달라진다”라는 것이다. 우리말로는 “액자 효과” 또는 “틀 짜기 효과” 라고도 부른다.
예를 들면 물이 절반가량 들어 있는 컵을 보고 A는 “물이 절반 밖에 없네. 다 없어지기 전에 빨리 마셔야지” 라고 생각하고 행동한다. 반면 B는 “물이 아직 절반이나 남았네. 앞으로 몇 번 더 마실 수 있겠구나” 라고 하며 여유로운 행동을 취한다. A와 B는 동일한 상황을 보고 다른 표현과 생각을 했다. 이유는 두 사람이 갖고 있는 인식의 틀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때 A를 통해 사실을 전달받은 사람은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되고 B를 통해 사실을 전달받은 사람은 긍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이렇게 해서 일찍 어느 한쪽의 틀에 갇혀 버린 사람은 좀처럼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는 이론이 바로 프레임 이론이다.
전통적으로 좌익 정치 집단은 자신을 묘사하는 단어로 진보적이라는 표현을 먼저 사용했다. 진보는 “ 개선과 전진” 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에 자연히 우익 집단은 부정적 의미인 “정체와 퇴보” 의 이미지를 감수해야 했다.
그래서 프레임을 짜는 언어와 이를 전달하는 언론은 참으로 중요하다. 대단히 정상적인 사람들도 이렇게 어떤 틀 속에 담긴 메시지를 전달받으면 그 “틀 속에 갇힌 군중”이 되어 버리는 세상이다. 금년 2026년 1월 1일. 조란 맘다니 ( Zohran Mamdani ) 라는 34세의 청년이 세계 제일의 도시 미국 뉴욕시장에 취임했다. 건국부터 지금까지 기독교 국가인 미국 뉴욕에서 첫 민주 사회주의자 “무슬림” 시장의 탄생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슬림 급진주의자 맘다니가 뉴욕시장에 당선되면 뉴욕시에 큰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그 트럼프의 경고도 소용이 없었다.
바로 뉴욕시의 저소득층, 이민자 그리고 가난한 MZ 세대가 모두 맘다니의 프레임에 갇혀 버린 것이다. 그는 당시 뉴욕시장을 비롯한 뉴욕의 고소득층을 모두 싸잡아 저소득층, 이민자 그리고 MZ 세대의 고통을 하나도 헤아리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집단으로 프레임을 씌워 공격했다.
뒤늦게 뉴욕의 고소득층, 기득권층이 그의 주장이 비용면에서 비현실적이며 포퓰리즘에
불과하다고 공격을 퍼부었지만 한 번 씌워진 프레임을 벗어날 수 없었다.
이렇게 프레이밍 효과는 무섭다. 인간의 결정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고 하기보다 비합리적이고 직관적이고 감정에 많이 따른다.
그런데 이 프레이밍 효과가 가장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 한국의 정치 세계다. 어쩌다 각각의 틀 속에 꼼짝없이 갇힌 좌파와 우파가 접점을 찾기는커녕 2025년 12/3 사태로 좌와 우에서 극우, 극좌로 발전해 더욱더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요즘의 미국 정치판을 보니 한국을 그대로 따라 하는 듯해서 조금은 안심(?) 이 되기는 하지만. 이점에서만은 한국이 미국에 비해 선진국인 듯하다.
“미국인은 왜 무식한가?”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었다. 물론 미국인 저자가 아닌 구라파인 저자다.
그는 그 이유를 미국의 미디어 시스템에서 찾았는데 즉, 미국은 완전 사기업 미디어 시스템인 “시장모델” 때문으로 보았다. 다시 말해 미국의 미디어는 돈을 벌기 위해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황금 시간대에 연예계와 연예인, 스포츠와 오락물 위주로 편성한다고 했다.
반면 구라파의 대부분 국가는 공영방송 시스템으로 시민들에게 공적 사안을 다룬 프로그램을 일정 시간대에 매일 계속 방영한다고 했다. 바로 이 차이가 미국인이 구라파 사람들에 비해 조금은 무식해지지 않았나 하는 이야기인데 공감이 가는 면이 있었다.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도 비교를 했더라면 더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을 것 같기도 했다.
거두절미하고. 우리가 어느 한 쪽 프레임에 씌지 않으려면 스스로 똑똑해 지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사회 전체가 업그레이드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설에 의하면 세계에서 독서량이 최상위권인 스위스, 싱가포르 그리고 일본에서는 이런 프레임 현상이 훨씬 덜하다고 한다. 미국인들도 독서량으로 치면 세계 상위권인데 이런 프레이밍 효과에 잘 빠져드는 것을 보니 방송 미디어의 위력이 독서보다 훨씬 센(?)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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