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봉 / 한국문협 캐나다 밴쿠버지부 회원
계절은 오면서 가고
시절도 오듯이 가고
잠깐 꿈속을 다니니
고목이 되었네
어린나무의
여린 꿈은 아직 푸르른데
검은 형상의 껍질이
언제 온몸을 감싸게 되었나
그래도 봄은 푸른 싹으로 다가오고
여름에는 먼 철새가 찾아온다
검게 남은 세월을 잘 벗겨서
망각의 새들에게 주어야지
아직 시려운 하얀 몸이 드러나면
빛나는 푸른 잎을 입을 수 있을 거야
가지에는 지중해 복숭아꽃이 피어나고
가슴을 닮은 푸른 하늘을 향해 키도 자라겠지
멀어져간 처음 사랑도 돌아오고
넝쿨 가득한 포도밭도 생기고
가지 끝 바람을 타는 파랑새는
멈추지 않는 곡조를 노래하겠지,
고목의 오후는 다시 꿈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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