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영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영어 수업을 마치고
점심으로 갈비탕을 먹는데
일행 중 한 명이 고기는 싫다며
된장국을 시킨다
갈비탕 한 점씩 한 점씩 떼어먹다가
문득 세상을 뒤흔들었던
한강의 ' 채식주의자' 가 떠오른다
''담백한 제목인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내용은 참으로 충격이었어''
"맞아, 그러니까 노벨문학상을 받았겠지"
붉은빛 당근, 초록색 채소를 씹으며
조금씩 순화되는 세상살이를 그려본다
소설 속 주인공은
꿈 때문에 고기를 끊었다는데
나는 꿈 때문에
하루하루 커가는 손자를 생각하며
영어 공부도 하고 건강을 챙긴다
음식과 말은 나이가 들수록
부드러운 게 좋다지만
영어만큼은
현지인처럼 거칠게 말하고 싶어 진다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데
길가 들꽃이 바람에 흔들리며
See you again 하고
작은 손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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