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회자 사) 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엄마를 잃고도
밥은 먹어야 한다고
눈 붓도록 울고도
숟가락은 들어야 한다고
눈물 섞인 국도
삼켜야 한다고
뜨거운 불의 식사 밥을 먹는다
배고픔은 슬픔을
없애주지 않는다
엄마가 사라진 방 안에도
밥상은 놓인다
빈자리가 뼈처럼 드러나도
뜨거운 불의 식사
밥은 식지 않는다
남편 잃고
홀로 9남매를 길러낸
울 엄마
자식이 뭔지
밥 묵고
살아내게 되더라
살아지게 되더라 란 말
밥을 먹어야 한다는 말이
가장 잔인한 위로 같다
이젠 부를 엄마도 없는데
목구멍은 여전히 허전하다
남은 우리는
울면서도 밥을 씹고
국을 삼키면서도 운다
그렇게 살아간다
엄마를 보내고
밥을 삼키며
하루를 이어 붙인다
애써 숨을 고르며
텅 빈 집에서
한 술, 또 한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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