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애나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어릴 적 거울을 땅 바닥에 놓으면
내가 하늘로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그곳엔 아이스크림도
맘대로 먹을 수 있을 것 같고
알라딘의 구름 방석을 타기도 하고
구름 꽃들이 비밀스러운 향기를
나에게만 풍긴다
성인이 돼서는 거울 속 새벽하늘엔
여러 구름새의 아침맞이가
서로 교신을 충전하고
오늘의 날씨 정보 알림 같다
오후 햇살은 유칼립투스
흔들림을 붙들어 놓고
거울을 들어가 볼 수 없이 따갑다
늘 따가운 시선 속에 어른이 되었고
등 뒤가 따가운 고독으로
거울 속에 구름을 탄 것 같아
자유롭게 혼자 노래 부르고
글도 쓰고 책도 읽는다
외로운 밤에는 거울 속 하늘을 본다
홀로 비추는 달은
구름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지만
어둠 속에 흐릿함이 난 좋다
때론 두 개의 달을
거울 속에서 상상한다
아마도 내가 두 국적의 달을 가져서일까?
거울 속에서 본래의 발자취를 비춰봐야겠다
어느 곳에 서 있어야 나를 비춰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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