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일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한 한국계 뉴질랜드 국적의 여성이 지난 8월 10일 프랑스 파리 인근 기앙쿠르의 르골프 나쇼날 골프장에서 끝난 2024년 파리 올림픽 여자부 골프에서 우승, 골프 금메달리스트가 되며 동시에 리우 올림픽 ( 2016년 ) 에서 은메달, 도쿄 올림픽( 2020년 ) 에서 동메달을 딴 것과 합해 3연속 올림픽 골프 금/은/동 메달리스트로 우뚝 섰다. 올림픽 골프 사상 최초의 일이다. 이 기록은 남녀 통 털어 올림픽 골프에서 당분간은 나오기 힘든 기록이다. 그리고 이번의 금메달과 지금까지 프로 골퍼로서의 기록을 합산한 결과 전 세계 골퍼들의 염원인 골프 명예의 전당 ( Hall of Fame ) 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그것도 최연소로. 이제 그는 불과 27세의 나이로 골프의 전설들과 이름을 나란히 하게 되었다.
이 여성의 이름은 리디아 고 ( Lydia Ko, 한국이름: 고보경 ) 올해 27세다. 그의 최연소 기록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2012년 그의 나이 15세 때 아마추어 자격으로 프로 경기인 LPGA CP Canadian Women’s Open ( Vancouver G.C ) 에서 우승함으로써 그의 천재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러나 그가 아마추어 신분이어서 우승 상금 ( 30 만불 ) 은 2위를 한 박인비 선수에게 돌아갔다. 이듬해 역시 이곳 캐나다에서 열린 동일한 이름의 LPGA Canadian Open 에서 우승 (아래 사진 참조 ) 함으로써 유독 캐나다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으나 여전히 아마추어 신분이라 우승 상금을 챙기지 못한 것이 유감이었다. 이 경기후 곧바로 프로로 전향하여 LPGA 대만 경기에서 우승함으로써 그의 천재성을 다시 한번 입증하였으나 그 전에 이미 아마추어 시절 2번이나 LPGA Canada Open에서 우승한 기록으로 인해 약간 빛이 바랬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그가 고려대에 입학한 후 한동안 슬럼프에 빠진다. 이런 천재 골퍼도 골프와 학업을 병행하는 게 쉽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필자는 애초 그가 대학에 진학하는 그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 보다 앞서 역시 한국계 미국 국적의 미쉘 위라는 장래가 촉망되던 한 유명 골퍼가 명문 스탠퍼드 대학에 입학한 후 슬럼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지금은 거의 잊혀진 선수가 된 예를 잘 알고있었기 때문이었다. 미쉘 위는 결혼 후 육아에 전념하고 있으며 현재 반은 은퇴한 상태다.
리디아 고가 언제 슬럼프에서 빠져나오는 가가 그를 아끼는 많은 골프 팬들의 큰 관심사가 된 그 지음 2년 전부터 그의 성적이 슬슬 오르기 시작한다. 전해지는 소식에 의하면 그는 고려대를 휴학하고 다시 골프에 매진하기로 작심했다고 한다. 짐작컨데는 이번 파리 올림픽을 그의 생애에 최고의 해로 만들어 보겠다고 결심한 게 아닐까? 그리고 그는 그것을 해냈다. 그 사이 현대카드사의 부회장 정태영씨의 아들 정준이라는 청년과 결혼해 현대가의 며느리가 되었다고 해서 신문/방송의 조명을 받기도 한다.
그의 성공 이면에는 그의 가족들의 헌신적인 봉사는 물론이고 그가 12살 때부터 그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본 뉴질랜드의 골프협회를 빼 놓을 수 없다. 협회는 그에게 전담 코치 1명과 물리치료사 1명 그리고 심리상담사 1명을 붙여주며 그로 하여금 골프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었다. 협회가 선수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선수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서 해준 셈이다. 문제 투성이인 현재 우리나라의 축구협회와 배드민튼협회 임원들도 이 글을 읽고 크게 반성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의 언니는 이번 파리 올림픽 내내 리디아 고의 전담 셰프를 자청했다. 유독 한식을 좋아하는 리디아는 이번 우승은 순전히 언니가 해준 맛있는 한식 덕이었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동생한테 이것 저것 만들어 줬죠. 저희가 또 한식 없이는 못 살잖아요. 하하하! “언니 고슬아씨의 말이다. 오래 전에 보았던 영화의 명 대사가 생각난다. “스타는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
사진 설명
2013년 8월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LPGA CP Canadian Women’s Open 에서 우승 후 RCMP 와 함께 찍은 사진. < 2013년 8월 26일자 밴쿠버 선 >. 그러나 아쉽게도 이보다 한 해 전 그의 나이 15세 때 역사적인 최연소 아마추어의 LPGA 제패 사진은 찾을 수 없어 이 사진으로 대신한다. 필자의 가물 가물한 기억력을 탓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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