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애나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햇살 쪼아 대는 날
길게 줄을 서 있는 밭에 들어갔다
자신을 보호하려고
두 겹 옷으로 감춘 몸
땅속으로 안착하여
싹이 파릇파릇 돋는 봄이 부서지는 날
스스로를 벗기고
으깨고 부서진 참 맛으로
마음에 얹은 자식을
지독한 사랑의 육 쪽으로 부둥켜안고
하늘 바라본 대공은 바람을 쥐고
놓지 않으려고 서 있는 생의 본능일까
잔뿌리 깊게 박은 밭에
내 나이만큼 줄을 서서 패여 있는 긴 고랑
깊게 뿌릴 내리려 해도
누군가에게서 아파할 만큼 아파한 독한 향으로 퍼져
땅에 묻힐 씨종자가
맵고 진한향이 바람으로 부서지면
육 쪽의 모양은 러시아 크레믈린 궁전위에
육 보시로 올라 앉은 알싸한 강한 맛을 어찌 숨기랴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