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영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얼룩진 우산 만큼 제각기 사연을 가지고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무거운 짐도 마음의 짐도 잠시 내려 놓는다
낯선 할머니 한 분
버스를 타려는 한 아주머니 우산을 챙겨주고
비 옷 입고 서 있는 내게도 자꾸만 기우려 주신다
하나 둘 씩 버스는 떠나가고
할머니는 누군 가를 기다리는지
내리는 사람들 눈치를 살핀다
부슬 부슬 내리던 비는 그치고
저녁 햇살이 정류장을 비추자
불그레진 할머니는 갑자기 환하게 웃으신다
구부정한 할머니가 손자와 함께
우산을 지팡이 삼아 걸어가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나비들이 앞장서 길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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