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이민, 신세계를 만나다

김유훈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01-09 12:55

김유훈 / (사) 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신세계 교향곡은 체코 출신 드보르작이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작곡한 곡으로 이민자들의 심정을 음악으로 표현해 주었다고 볼 수 있다. 교향곡의 도입 부분은 약간 공포스러운 연주가 나오고, 중반부에는 평화롭고 사랑스러운 운율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심정을 나타내며, 끝부분은 승리를 다루는 듯 장엄한 연주로 마치는 곡이다.

 

 이와 같이 이민은 과거 뿐만 아니라 오늘날까지모두가 신세계를 만나 예상치 못한 일로 당황하며 시작되는 현실이다.  다만 극히 일부의 전문직이거나 아주 부자들에게는 예외일 지 몰라도 대부분의 이민자들은 마치 군대 훈련소에 입소하여 철조망 통과를 하듯이 생존을 위해 삶의 현장 그 바닥에서 몸부림치며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한다.

 

 나 역시 카나다 생활 30년이 넘는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살아왔다. 한국에서의 신학과 목회경력, Regent의 유학까지 10년의 신학과는 무관하게 이민지의 삶을 살아야했다. 사실 이민자의 현실을 아무것도 모른 채 목회를 한다는 것은 메아리 없는  공허한 설교로 되는 것을 느끼면서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러던 중 유학시절 에 만난 Paul Stevenson교수님의 영향으로 목회자도 자유로워지며 직업을 갖고 시장이라는 생활의 현장에서 목회자가 되라는 강의는 나에게 새로운 충격이였다. 그 후 나는 선임자가 나에게  미자립 교회를 맡기듯이 후임자에게 교회를 부탁하고 진짜 이민자가 되어 가족을 돌보기로 하였다. 그 후 이민자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야 하는지를 몸으로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과거 한국에서의 대형교회 목사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내 자신이 지금은 대형트럭을 몰고 미국과 카나다 곳곳을 여행하듯이 다니며 수 많은 만남, 그 속에서의 사연들, 그리고 아름다운 경치들을 보며 글감이 되기도 하며, 내 마음속에 파노라마 영상으로 저장되어 있다.

 

또 다른 나의 변화는 현역 축구 선수로 활동하는 것이다. 과거 한국에서는  교인들 심방을 다닐 때 대접을 많이 받아서 집에 돌아오면 소화를 못시켜 고생을 했을 뿐만 아니라 아랫배까지 나와 힘들었다. 그러나 카나다에서는 내가 OB축구부에 가입하여 시간이 될 때마다 운동장에 뛰어나가 열심히 축구를 하는 덕분에 트럭을 운전하는 데 지장이 없고 건강도 지킬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이렇게 축구를 한지 벌써 29년 째,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축구공을 차며 땀을 흘리는 것이 이렇게 좋은 것인 지  한국에 있을 때는 전혀 몰랐다. 지금 내 나이 73이지만 젊은이들에게 뒤지지 않으려 열심히 운동하는 현역 축구 선수이다.                

 

 나의 청소년 시절, 많은 책을 읽을 때 감동이 되어 문학소년의 꿈을 갖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삶이 녹녹치가 않아 내 속에서 깊이 잠자던 문학의 꿈이 나의 트럭운전 중에 다시 살아나 글을 쓰게 되었다. 운명처럼 반병섭 목사님을 만나 2년 넘게 사사를 받아 새롭게 글을 쓰며 문단에 등단할 수 있었다. 2013년 한국의 순수문학에서 수필집을 출간하였으며, 같은 해 “순수문학 우수상”을 받게 되었다. 지금도 고인이 되신 반병섭 목사님의 은혜와 사랑을 잊을 수 없다.

 

 오랫만에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을 들으며 지나온 내 삶을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었다. 카나다 이민 생활 30년, 교향곡 도입부에 나오는 음악처럼 불안과 공포의 선율처럼 시작된 나의 이민초기 힘든일도 많았지만 가족을 위해 밤낮 없이 열심히 일하며 살아오는 동안 가정이 안정되어 두 자녀를 잘 키울 수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과거 한국에서의 목사로서 상상조차 할 수없는 변화는 이민을 통해서 신세계를 만난 내 모습이다. 나의 동문 목사들이 대부분 은퇴한 이 즈음에 나는 지금까지 미국과 카나다 곳곳을 다니는 대형 트럭커로, 푸른 야외 운동장에서 젊을 동료들과 함께 땀흘려 운동하는 축구선수로, 그리고 수필가로서 글을 쓰고 발표 할 수 있는 신문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새해를 맞이한다.    

 신세계 교향곡은 체코 출신 드보르작이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작곡한 곡으로 이민자들의 심정을 음악으로 표현해 주었다고 볼 수 있다. 교향곡의 도입 부분은 약간 공포스러운 연주가 나오고, 중반부에는 평화롭고 사랑스러운 운율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심정을 나타내며, 끝부분은 승리를 다루는 듯 장엄한 연주로 마치는 곡이다.

 

 이와 같이 이민은 과거 뿐만 아니라 오늘날까지모두가 신세계를 만나 예상치 못한 일로 당황하며 시작되는 현실이다.  다만 극히 일부의 전문직이거나 아주 부자들에게는 예외일 지 몰라도 대부분의 이민자들은 마치 군대 훈련소에 입소하여 철조망 통과를 하듯이 생존을 위해 삶의 현장 그 바닥에서 몸부림치며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한다.

 

 나 역시 카나다 생활 30년이 넘는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살아왔다. 한국에서의 신학과 목회경력, Regent의 유학까지 10년의 신학과는 무관하게 이민지의 삶을 살아야했다. 사실 이민자의 현실을 아무것도 모른 채 목회를 한다는 것은 메아리 없는  공허한 설교로 되는 것을 느끼면서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러던 중 유학시절 에 만난 Paul Stevenson교수님의 영향으로 목회자도 자유로워지며 직업을 갖고 시장이라는 생활의 현장에서 목회자가 되라는 강의는 나에게 새로운 충격이였다. 그 후 나는 선임자가 나에게  미자립 교회를 맡기듯이 후임자에게 교회를 부탁하고 진짜 이민자가 되어 가족을 돌보기로 하였다. 그 후 이민자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야 하는지를 몸으로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과거 한국에서의 대형교회 목사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내 자신이 지금은 대형트럭을 몰고 미국과 카나다 곳곳을 여행하듯이 다니며 수 많은 만남, 그 속에서의 사연들, 그리고 아름다운 경치들을 보며 글감이 되기도 하며, 내 마음속에 파노라마 영상으로 저장되어 있다.

 

또 다른 나의 변화는 현역 축구 선수로 활동하는 것이다. 과거 한국에서는  교인들 심방을 다닐 때 대접을 많이 받아서 집에 돌아오면 소화를 못시켜 고생을 했을 뿐만 아니라 아랫배까지 나와 힘들었다. 그러나 카나다에서는 내가 OB축구부에 가입하여 시간이 될 때마다 운동장에 뛰어나가 열심히 축구를 하는 덕분에 트럭을 운전하는 데 지장이 없고 건강도 지킬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이렇게 축구를 한지 벌써 29년 째,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축구공을 차며 땀을 흘리는 것이 이렇게 좋은 것인 지  한국에 있을 때는 전혀 몰랐다. 지금 내 나이 73이지만 젊은이들에게 뒤지지 않으려 열심히 운동하는 현역 축구 선수이다.                

 

 나의 청소년 시절, 많은 책을 읽을 때 감동이 되어 문학소년의 꿈을 갖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삶이 녹녹치가 않아 내 속에서 깊이 잠자던 문학의 꿈이 나의 트럭운전 중에 다시 살아나 글을 쓰게 되었다. 운명처럼 반병섭 목사님을 만나 2년 넘게 사사를 받아 새롭게 글을 쓰며 문단에 등단할 수 있었다. 2013년 한국의 순수문학에서 수필집을 출간하였으며, 같은 해 “순수문학 우수상”을 받게 되었다. 지금도 고인이 되신 반병섭 목사님의 은혜와 사랑을 잊을 수 없다.

 

 오랫만에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을 들으며 지나온 내 삶을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었다. 카나다 이민 생활 30년, 교향곡 도입부에 나오는 음악처럼 불안과 공포의 선율처럼 시작된 나의 이민초기 힘든일도 많았지만 가족을 위해 밤낮 없이 열심히 일하며 살아오는 동안 가정이 안정되어 두 자녀를 잘 키울 수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과거 한국에서의 목사로서 상상조차 할 수없는 변화는 이민을 통해서 신세계를 만난 내 모습이다. 나의 동문 목사들이 대부분 은퇴한 이 즈음에 나는 지금까지 미국과 카나다 곳곳을 다니는 대형 트럭커로, 푸른 야외 운동장에서 젊을 동료들과 함께 땀흘려 운동하는 축구선수로, 그리고 수필가로서 글을 쓰고 발표 할 수 있는 신문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새해를 맞이한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돌담 2025.11.07 (금)
시멘트로 틈도 없이 매끈한건물을 짓는 현대의 우리에겐모양도 크기도 저마다 다른 돌들을하나씩 날라 와서얼기설기 쌓은 돌담이엉성해 보이지만 모두가 다른 우리 사이는그렇게 어설픈 듯 맞춰가면서천천히 시간을 내어 쌓아야지찬란한 현대 건축의 기술로는쌓아 올릴 수 없어
송무석
쉬었다 가세 2025.11.07 (금)
눈 내린 도시는 숨을 죽인 듯 고요하다. 일 년에 한두 번 내리는 눈은 계절의 흐름을 잊지 않게 한다. 창밖으로 보이는 도시는 눈에 덮여 서서히 윤곽을 잃어가고, 햇살은 구름에 가려 흐릿한 시간 속으로 스며든다.      평일인데도 주말처럼 느슨한 오전이었다. 커피를 내리고 시아버님 방으로 향했다. 문은 열려 있었고, 적막이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단단하고 낯선 기운이 가슴을 눌렀다. 조심스레 스위치를 켰지만, 희미한...
허정희
[독자기고] 흙 2025.11.07 (금)
큰아버지 식구들이캐나다로 이민을 간다큰어머닌 눈이 빨갛다한수, 현수는얼굴이 빨갛다한수, 한수, 한수현수, 현수, 현수이름부터자꾸자꾸 멀어진다그런데  큰아버진 어딜 가셨지?고개 돌려보니공항 밖 화단에 앉아 계신다가만가만  흙을 만지고 계신다
김종순
 *사물주의 시에 대한 근원과 정의  ‘물과 대화를 나누었더니 반응했다. 밥에게 미움을 주니 까맣게 썩고, 사랑을 주니 흰밥 그대로였다.’ 이런 파장 연구는 옛날 같으면 귀신 씻나락 까먹을 일인데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또한, 신이 창조한 생물 외에 물질도 기운과 정체성이 있다는 걸 중세 시인들의 시에서 읽어볼 수 있다.  인류에 기여한 사물의 존재를 인식하려면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본질주의]에 근거해야 한다....
이명희
연어 2025.11.07 (금)
바다를 떠나 너의 손을 잡는다사람의 손에게 이렇게 따뜻함을 느껴본 적이 그 얼마 만인가거친 폭포를 뛰어 넘어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고통이 없었다면 나는 단지 한마리 물고기에 불과했을 것이다누구나 먼곳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기는 쉽지 않다누구나 가난한 사랑을 사랑하기는 쉽지 않다그 동안 바다는 너의 기다림 때문에 항강 깊었다이제 나는 너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가 산란을 하고 죽음이 기다리는 강으로 간다울지 마라인생을...
정호승
마지막 정류장 2025.10.31 (금)
해 저문 골목 어귀어느 사람의 하루가 천천히 닫힌다 생(生)을 실은 버스 한 대낯선 정류장에 멈추고모래시계의 마지막 알갱이를 따라앞좌석의 누군가가문 쪽으로 걸어 나간다 나는 여직흘러내리는 시간을 바라보며가라앉은 시간의 틈을 더듬어 본다 오래된 햇살 같은 이름 하나젖은 이불 깃에 스며든바람의 온도 창밖의 어둠 속으로사람들은 하나둘 그림자를 거두고나는 묵묵히 남은 모래알을 세고 있다 어쩌면 이 기다림은빛...
임현숙
기억의 집 2025.10.31 (금)
  가을빛 향연에 이끌려 길을 나선다.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는 단풍나무 숲을 지나 산책길 끝의 공원묘지로 향한다. 캐나다의 공원묘지는 삶의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음에도 낯설지 않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아마도 나뭇가지 사이로 드리운 햇살과 잘 가꿔진 잔디와 꽃들 사이를 거닐며, 죽음 또한 삶의 한 부분이라는 깨달음이 자연스레 스며들기 때문일 것이다.    ‘툭’ 하고 단풍잎 하나가 어깨 위로 떨어진다. 끊임없이 순환하는...
민정희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하지만, 아이도 많고 큰 개도 키우다 보니, 우리 집은 항상 물건이 넘친다. 희한하게도 분명 자주자주 비워내고 있지만, 어느새 비워둔 그 자리에 또 다른 물건이 쌓여 있고, 채워 지고의 반복이다. 아마 나도 모르게 비우지 못하고 물건들을 붙잡고 있는 성향을 가졌을 지 모르겠다. 마침 이를 깨닫게 된 경험을 얼마 전 하게 되었다.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가만히 테이블에 앉아서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오전의...
윤의정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집도의는 캐나다에서도 이름 있는 Doctor라 했다. 수술실에 들어가니 남자가 7사람 여자 두 사람이 있다. 수술은 집도의와 보조의가 하겠지만 의대생들이 견학하는 걸 허락했던 것이다.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 된듯하다. 수술을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방광에 호스를 꽂아 소변을 받아내고 양팔 혈관에 주사바늘을 고정시켜 줄이 달려있다코로 호수를 따라 식사대용 영양제가 들어간다. 또 수술한 부위에도 호스를 넣어...
박병준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암이 자리 잡은 곳, 그 위치가 어디인가. 그게 중요하다.폐라면 힘 든다. 췌장이라면 수술이 어렵다. 급성으로 여러 군데 전이가 되었다면 걷잡을 수 없이 위험하다.내게 온 곳은 목이다. 후두암이라고도 한다. 그 자리는 어떤 곳인가?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부분이다. 거기는 기도(Air way)와 식도가 만나는 곳인데 코와 입을 통해서 공기가 들어오고 또 입에서 식도로 넘어오는 음식이 지난다.또 허파에서 나오는 공기가...
늘산 박병준
늘산 본인이 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하고 퇴원을 하면서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이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암에서 예방될 수 있는 일에 다소나마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이 글을 시작합니다.암의 발견은 우연적일 수도 있고 필연적일 수도 있다.나는 우연적이라 생각하며 그나마 일찍 발견하였다는데 다행이라 생각한다.산에서 사람을...
늘산 박병준
다음페이지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