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요상 /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나를 부르고 있습니다.
쭉 뻗은 소나무와 늘어진 삼나무가지의 목향을
계곡 저편에서 바람으로 내게 보내면서.
그 바람에 몸을 싣고 이생의 모든 짐을 떨쳐 버리고
나를 오라 부르고 있습니다.
걸음이 떨어지지가 않습니다.
질긴 정은 나를 꼭 붙들고 아직도 미련이 남았는지
자꾸 기억 뒤편을 돌아보라 하고 있습니다.
어디 있는지도 모를 마음은
나를 놓아주었다 붙들었다 하면서
바람을 이기고 견디며 조금만 참으라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손에 너무 많은 것이 있습니다.
내 욕심이 아니라 그대를 위해
내가 세상에서 해야 할 일들이 많기에
차마 바람 따라갈 수 없어 머뭇거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작은 것 하나라도 가슴에 담고 가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 없어지고 마는 것을 가지고서...
그대는 그냥 올라가라고 하는데
남아 있는 것을 마저 다 해 놓고 가고 싶어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그렇게 끈을 모질게 붙들고 있습니다.
그 바람에 몸을 싣고 있습니다.
그대가 보내 주는 천년의 바람에 가볍게
몸을 얹고 내 영혼이 있는 곳으로
조용히 소리 내지 않고 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바람 따라갈 수 없어 머뭇거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작은 것 하나라도 가지고 가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 없어지고 마는 것을 가지고서...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