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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일수 6·25참전유공자회장님 영전에

권숙정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10-15 13:22

김 회장님

이 무슨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옵니까.

무엇이 그리도 급하시어 사랑하는 가족과 옛 전우들의 각별하고도 간절한 쾌유 소망과 기도마저 뿌리치시고 그렇게 홀연히 가신단 말입니까.

회자정리 생자필멸(會者定離 生者必滅: 만난 사람은 헤어져야 하고 산 사람은 어느 때인가 죽는다)이 인간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하늘의 이치라고는 하지만 김 회장님을 여윈 허망한 비보(悲報)에 우리는 비통할 뿐입니다.

울타리가 무너지고 가슴이 뚫리는 허전함과 아픔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김 회장님

돌 이켜 보면 1950년 김일성의 남침 전쟁으로 인해 조국이 풍전등화 존망의 위기에 처했을 때, 10대 후반의 청소년 중학생이었던 회장님께서 그 용명(勇名)도 드높았던 KLO 부대에 투신하여 군번 없는 군인으로 첩보 수집과 적 후방침투 및 북파공작, 유격 교란 작전 등 목숨을 건 영웅적인 군사활동을 하셨습니다.

나아가 60년대 중반까지 15년 동안 꽃다운 청춘을 군복무로 보내시고 육군 대위로 예편하셨습니다.

그리고 가난 극복과 국가건설을 위하여 허리 때 졸라매고 열심히 일하셨습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한 세대 만에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 10대 산업국가가 되었습니다.

김 회장님과 동시대 세대들께서 그 토대를 마련하신 것입니다.

전란을 당하여서는 목숨 바쳐 나라를 구하셨을 뿐 아니라 국가 건설과 산업화의 기반을 닦으셨습니다.

이처럼 한 세대가 국난을 극복한 데 이어 국가건설·산업화를 이룩한 예는 일찍이 없습니다.

김 회장님 세대들께서는 가장 많은 고생을 하셨고 가장 많이 일하셔서 빛나는 성취를 이룩하셨습니다.

이것은 김 회장 세대들만의 자랑이나 보람에 그치지 않고 후손들에게 교훈과 모범이 되어 역사와 더불어 더욱 빛날 것입니다.

당신들께서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세대로 자리매김될 것입니다.

이 역만리 낯선 캐나다 땅에 이민 와서도 60년이 넘는 전우애를 되살려 6·25참전유공자회를 결성하고 노전우들 간의 유대강화와 복지확대를 하면서 애국활동과 국위선양을 앞장서 할 수 있음도 모두 지난날의 강인한 저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후생들은 오로지 경모할 따름입니다.

김 회장님께서 쌓으신 전훈과 애국활동과 전우애는 하늘나라에서도 높이 우러러 현창될 것입니다.

노병은 결코 죽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조국을 지키는 수호신이 되시어 당신께서 그토록 사랑했던 대한민국이 평화통일을 이룩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옵소서.

2014년 10월 15일
후생 권숙정 재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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