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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풍스런 멋을 간직한 축제의 도시 '몬트리올 '을 가다

박준형 기자 ju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4-03 11:58

3. 몬트리올의 일상 속으로

여행을 하는 도시의 매력은 관광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다. 시민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생활을 직접 체험하는 것도 중요한 여행코스다. 그들과 함께 어울려 먹고, 쉬고, 쇼핑하는 것은 여행의 또 다른 묘미다. 지금까지 몬트리올의 유명 관광지와 세계적인 축제 등을 섭렵했다면 이번엔 도시 깊숙이 들어가 몬트리올의 현재를 느껴볼 차례다.


<▲몽후아얄 공원에서 소풍을 즐기는 몬트리올 시민들>

▲몽후아얄 공원


몬트리올의 불어식 발음은 몽헤알이다. 불어로 산을 뜻하는 몽(Mont)와 헤알(Real)의 합성어로 몬트리올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산 몽후아얄에서 따온 명칭이다. 몽후아얄은 몬트리올 어느 곳에서도 쉽게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어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산책로로 사랑받고 있다.


산책로를 따라 1시간 정도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산 정상에 도달하게 된다. 가뿐 숨을 몰아쉰 뒤 고개를 들어보면 눈앞에 탁 트인 전경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정상에선 다운타운과 올드몬트리올의 모습이 한꺼번에 한눈에 담긴다. 현대식 고층건물과 중세 고딕양식 건축물 그리고 자연의 절묘한 조화에 새삼 고풍스런 옛 도시에 와있음을 느낄 수 있다. 멀리 보이는 생로랑 강과 더 멀리 크고 작은 산들까지, 정상에서 만나는 몬트리올의 아름다운 전경에 기분까지 좋아진다.


몬트리올의 아름다움에 취한 후 산책로를 따라 반대쪽으로 내려가다보면 울창한 나무와 푸른 잔디가 넓게 펼쳐진 도심 속 공원을 만날 수 있다. 공원 곳곳에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트레킹 코스를 따라 조깅하는 사람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집시들, 아이들과 함께 소풍을 즐기는 가족들, 조용한 은신처를 찾아 사랑을 속삭이는 젊은이들, 부메랑을 던지고 공을 차며 노는 아이들, 특히 바베큐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고기 굽는 냄새가 침샘을 자극한다.


몬트리올 시민들은 날씨가 맑은 날이면 일제히 이 공원을 찾는다. 공원에 앉아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들이 왜 이 공원을 사랑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여행 중 피로에 지쳤다면 아무데나 누워서 아무 생각 없이 낮잠을 즐길 것을 추천한다.


한겨울 몽후아얄 공원에선 이색적인 광경도 볼 수 있다. 워낙 많은 양의 눈이 내리는 지역이라 몬트리올은 겨울 내내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다. 쌓인 눈을 밟으며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스키를 타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이들은 열심히 폴대를 저으며 자연 크로스컨트리를 즐긴다. 한켠에서 썰매를 타며 노는 아이들의 얼굴에선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다운타운


몽후아얄 공원에서 천천히 걸어내려오면 어느새 다운타운에 도착한다. 뚜벅이에 지친 사람들은 메트로 그린라인을 이용하면 다운타운에 쉽게 갈 수 있다. 흔히 그린라인이 관통하는 기-콩코디아(Guy-Concordia)역부터 플라스데자르역까지를 다운타운으로 부른다.


생뜨까뜨린느 거리는 명실상부 다운타운 중심가다. 이 길엔 수많은 상점을 비롯해 대형쇼핑몰과 레스토랑, 바, 클럽 등이 밀집해있다. 1년 내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번화하고 활기찬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주요 축제나 퍼레이드 등이 이어지는 곳도 생뜨까뜨린느 거리이며, 특히 6월이나 12월 쇼핑시즌이 되면 거리 전체가 인산인해를 이룬다.


몬트리올엔 프랑스의 후손들답게 패션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이 많다. 생뜨까뜨린느 쇼핑거리에선 이른바 패션피플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층이나 깔끔한 차림을 선호하는 중장년층까지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곳이 다운타운이다. 거리 곳곳에서 들려오는 음악가들의 노래소리는 쇼핑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생뜨까뜨린느 거리와 맞닿은 크레상 거리는 멋과 맛이 모두 뛰어난 레스토랑이 모여 있다. 쇼핑을 마친 후 이곳에서 맥주나 와인 한 잔을 기울이며 식사를 하면 하루의 고단함이 눈 녹듯 사라진다.


생뜨까뜨린느 거리에서 두 블럭 위에 위치한 세흐브후크(Sherbrooke) 거리도 놓치면 아쉬운 곳이다. 분위기 좋은 카페가 즐비해있고, 세계적 명문 매길대학교(Mcgill University)도 있다. 박물관과 미술관 등도 모여있어 예술에 관심이 많은 여행객들은 빼놓지 말고 찾아봐야 할 곳이다. 특히 매년 5월 넷째주 일요일에 진행되는 뮤지엄데이엔 하루종일 박물관과 미술관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이 기간 몬트리올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절대 놓쳐선 안 될 날이다.


▲언더그라운드


생뜨까뜨린느와 세흐브후크 거리를 구경했다고 해서 다운타운을 완전히 돌아봤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다운타운 지하에 숨겨진 언더그라운드시티를 빼먹었기 때문이다.


언더그라운드는 눈이 많이 내리고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는 몬트리올의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지하에 건설된 거대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다운타운 지하에 총 32km 정도 길이로 건설된 언더그라운드엔 1600여개의 상점이 있으며 호텔이나 정부기관 등 주요 건물들과도 연결돼있다. 매길대학교와 우깜대학교(Université du Québec à Montréal) 등 대학, 라베이(La Baie)와 이튼센터(Centre Eaton) 등 대형쇼핑몰, 아이스하키 경기장이 있는 벨센터(Bell Center) 등 몬트리올 요충지와는 모두 연결돼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1월부터 4월까지 겨울엔 시민들의 출퇴근 통행로로 주요 이용되고 여름엔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늘로도 애용된다. 하지만 몬트리올을 처음 찾는 사람들은 주의해야 한다. 표지판도 뚜렷하지 않을뿐더러 표지판을 발견한다 해도 불어로 적혀있어 미로와 같은 언더그라운드로 내려갔다가 길을 잃기 십상이다.


박준형기자 jun@vanchosun.com



<▲옛날 건물과 현대식 건물이 조화로운 몬트리올 다운타운>


<▲몽후아얄 공원 호수의 한가로운 모습>


<▲가을 단풍 물든 몬트리올 도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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