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본인 만류에도 지명 강행···비난 거세
NHL을 대표하는 ‘명문구단’
몬트리올 캐네디언스가 성추문 논란이 있는 신인 선수를 지명하자 저스틴 트뤼도 총리도 발끈했다.
트뤼도 총리는
2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평생 햅스(캐네디언스의 애칭)의 팬으로서,
구단의 결정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며 “캐네디언스는 분명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트뤼도는 어린 시절부터 몬트리올 캐네디언스의 열정적인 팬으로 알려져 있다.
캐네디언스는 지난 23일 열렸던 2021년 NHL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31번째 지명권으로 온타리오 출신의 수비수 로건 메이유(Mailloux)를 지명했다.
메이유는 좋은 체격과 공격력을 갖춘 수비수라는 평가를 받으며,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권 지명이 예상됐다.
그러나 문제는 메이유가 큰 논란에 휩싸인 선수라는 점이었다.
그는 스웨덴 주니어 리그에서 뛰던 지난해,
한 여성과 성행위를 하는 모습의 사진을 피해자의 동의 없이 친구들과 공유해 스웨덴 당국으로부터 기소를 당한 전력이 있다.
그리고 메이유는 신인 드래프트를 며칠 앞두고 성명을 통해 본인의 과오를 인정하고 본인이 올해 드래프트에서 지명될 자격이 없다며,
사실상의 지명 포기를 선언했다.
그러나 캐네디언스가 본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메이유를 높은 순위에 지명하자 여론은 들끓고 있다.
게다가 최근 스포츠계는 선수들의 가정폭력과 성 관련 이슈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고 있어 캐네디언스의 선택은 더욱 실망스럽다는 지적이다.
비판이 거세지자 캐네디언스의 마크 버제빈(Bergevin)
단장은 드래프트 지명 이후 “메이유가 저지른 과오를 절대 가볍게 여기지 않지만,
그가 성숙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해명하고 피해자 가족에게 사과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하키 선수 출신의 엔리코 시코네(Ciccone)
퀘벡주 시의원은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캐네디언스 구단은 실수를 저질렀고 어린 피해자에게 대신 사과를 전한다”고 하는 등 정치권도 비판에 동참했으며,
퀘벡의 한 여성단체는 메이유의 행동은 강간이나 다름없다고 분노하면서 논란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 트뤼도 총리까지 비판의 목소리를 내자 캐네디언스의 구단주 제프 몰슨(Molson)은 28일 공식 성명을 통해 “팀의 결정으로 상처받은 모든 이들과 특히 피해자 가족에게 깊은 사과를 전한다”며 “메이유가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기 전까지 팀 훈련에 합류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데자르뎅 그룹을 비롯한 캐네디언스의 주요 스폰서도 구단의 결정에 대해 유감을 나타내면서,
이번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사진=로건 메이유 (출처=Montreal
Canadiens Twi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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