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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61_밴쿠버 대표 극단 하누리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6-09-30 14:02

허전한 이민자의 삶, 아빠는 늘 슈퍼맨이었다



극단 하누리 2016년 정기 공연작 <오 마이 슈퍼맨> 10월 20일부터 22일까지
“하누리 또 한번의 행복한 가을을 연출한다



오래 전의 풍경이 문득 재생될 때, 우리들 대부분은 '슈퍼맨'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아빠들을 만나게 될런지 모른다. 그 시절 아빠들은 놀랍게도 아이들의 비행기가 되어줄 수 있었으며, 자동차를 몰 줄 알았고, 맛깔스런 간식과 손에 쥐고 싶은 장난감을 끊임 없이 제공할 수 있었던 슈퍼맨, 그 자체였다.
하지만 수퍼맨은 때론 불만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가족보다는 바깥일에 더욱 신경 쓰거나, 자는 아이들을 술취한 목소리로 깨울 때는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그래도 아빠들은 여전히 슈퍼맨이었다, 적어도 세월과 함께 그들의 능력이 의심받기 전까지는.

아빠들의 크기는 그대로였고 행동도 예전과 별 차이가 없었지만, 계속해서 영웅의 지위를 유지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슈퍼맨인 아빠들의 마음은 아마 허전허고 쓰렸을 것이다. 우리 시대 아빠들의 일생, 그 한 부분을 떠올리게 해줄 연극 <오 마이 슈퍼맨>이 무대에 오른다. 미리 말하자면, 우기의 우울함을 시원하게 날려줄 웃음과 어느 순간 왈칵 쏟아질 감동이 <오 마이 슈퍼맨>에 들어 있을 것이다. 밴쿠버 대표 극단 '하누리'(단장 윤명주)가 우리들의 기대를, 너무 뻔하게도 또 한번 충족시켜줄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행사를 운영하는 정훈희씨(사진 오른쪽), 파이낸셜어드바이저인 한성은씨, 그리고 영화배우 션김씨(사진 가운데). 세 사람의 직업과 꿈은 제각각이지만, 연극에 대해서만큼은 같은 목소리를 냈다. 



“하누리가, 그리고 연극이 내 애인이다”

하누리는 놀라운 극단이다. 영리를 추구하지 않은 채 밴쿠버 한인사회와 지난 27년을 함께해 왔다는 것이 우선 놀랍다. 연극이 삶의 주무대가 아닌 사람들이 모여 거의 매년 수준 높은 작품을 하나씩 선보인다는 점도, 한편으로 무척 신기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하누리가 보여준 연극들은, 밴쿠버를 너머 시애틀이나 캘거리의 한인사회도 기대할 만큼 가치가 있었다. 예산상 문제로 밴쿠버 무대를 떠나 본적은 없었지만 한국 대학로에서도 통할 연극을 하누리는 품어왔다. 올해의 정기 공연작 <오 마이 슈퍼맨>을 준비 중인 하누리의 창립 멤버 정훈희씨와 조연출 한성은씨, 배우 션김씨를 함께 만났다. 


올해의 정기 공연작으로 <오 마이 슈퍼맨>을 고른 이유가 있을텐데요.
한성은(이하 한)_한마디로 얘기하자면 이번 연극은 가족 힐링극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네 이민사회에서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잘 어울릴 거라고 판단했어요. 이 시대 밴쿠버 아빠들의 모습을 이번 연극에서 엿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정훈희(이하 정)_매년 어느 작품을 무대에 올릴지 고민이 많습니다. 후보작으로 통상 다섯 편 정도가 추려지는데, 이 중 하누리와 가장 잘 맞는 옷이 무엇일지 고르는 게 쉽지만은 않아요. 작품 선정 회의를 하며 스스로에게 물어보곤 하죠.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순수하게 즐길 수 있는 연극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올해에는 <오 마이 슈퍼맨>이었습니다.

본격적인 연극 준비는 언제부터 시작됐습니까?
한_5월에 작품 선정을 마쳤고, 6월부터 연습에 들어갔습니다. 현재는 일주일에 네 번 정도, 오후 7시부터 거의 자정까지 연습에 매달리고 있어요.

당연한 소리지만, 많이 힘들겠습니다. 다들 연극이 생업은 아닌 걸로 아는데요.
한_그렇지요. 저 같은 경우엔 금융권에서 일하고 있는데, 메이크업 쪽에도 관심이 있어 현재 관련 공부도 하고 있어요. 늘 바쁘지만 내가 몸담고 있는 하누리가 계속해서 잘 커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요. 올해 연극 언제 해요, 올해 연극도 기대가 커요, 이런 얘기를 들으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요.

정_나의 개인적인 만족감보다는 하누리를 먼저 생각하고 있다는, 그런 걸 요새 들어 더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극단이 앞으로 50년 후에도, 아니 100년 후에도 계속해서 존재했으면 좋겠어요. 하누리가 한인사회에 물려줄 유산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션김씨는 올해 처음 하누리에 가입했다면서요?
션김(이하 김)_대학(UBC 시각디자인학)에 다니면서 영화나 연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고, 지금은 밴쿠버에서 영화배우로 활동 중이에요. 한국, 중국, 일본으로도 진출하고 싶다는 게 제 꿈인데, 그러다 하누리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영화 연기와 연극 연기, 좀 다른 점이 있지 않나요?
김_많지요. 특히 준비 기간이 크게 달라요. 영화의 경우 배우들이 실제 준비하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은데, 연극은 이번 경우만 보더라도 단 사흘 공연을 위해 모든 배우가 몇 개월을 쏟아붓지요.

영화배우 입장에서는 뭔가 손해보는 그런 느낌이 들 수도 있겠는데요.
김_아니,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하누리를 알게 된 건, 제 입장에서는 행운이나 마찬가지에요. 제가 소위 말하는 한인 1.5세인데, 그 동안 한국어로 연기할 일이 거의 없었거든요. 하누리를 통해 그 기회를 지금 만끽하는 중입니다.








“한인사회, 밴쿠버의 자랑거리 될 것”

이번 연극이 일종의 가족 힐링극이라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치유의 대상은 누가 되는 건가요?
한_밴쿠버의 아빠들, 그리고 우리 자신 모두죠. 저는 관객들이 연극 보는 동안 만큼은 유쾌하게 웃으셨으면 해요. 그리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는 '아 참 좋았다, 오늘 본 연극 덕분에 오늘 하루는 참 행복했어'라고 생각해 주신다면, 왠지 뭉클해질 것 같습니다.

한국어로 된, 그것도 제대로 된 연극을 이곳 밴쿠버 사회에서 볼 수 있다는 게 누군가에게는 큰 기쁨일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하누리가 한인사회를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하누리도 한인사회로부터 많은 것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정_후원 문제를 얘기하시는 거죠? 음, 매해 저희를 잊지 않고 후원해 주시는 분들이나 단체가 있긴 한데, 솔직히 제작비 마련은 언제나 큰 숙제에요. 비영리 단체라서 극장 대관 혜택은 받을 수 있지만, 그 외 것들은 저희로선 감당하기 좀 벅찬 부분도 많지요. 

한_배우들이 좀 편한 상태에서 연습에 임했으면 하는데, 이에 대해 적절한 지원을 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 많이 속상합니다. 적자가 나면 어떻게 하나, 늘 이 걱정이에요. 

김_경제적인 후원도 물론 중요하지만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연극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커요. 하누리의 연극은 늘 보던 사람만 보는 것 같아요. 저는 이게 많이 안타깝다는 거죠. 왜냐하면, 하누리의 연극은 밴쿠버에서 생생히 즐길 수 있는 한국 문화,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한인 엔터테인머트이기 때문이에요.

한인사회, 혹은 대한민국 정부로부터의 후원이 잘 이루어진다는 전제 하에, 하누리가 갖는 꿈 같은 게 있을텐데요.
정_작년에 <웰컴 투 동막골>을 무대에 올렸을 때, 시애틀 한인사회로부터 공연 요청을 받았어요. 에드먼튼에서도 공연 얘기가 있었지요.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그냥 말 뿐이었어요. 예산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밴쿠버를 벗어난 공연은 애시당초 불가능했던 거죠. 만약 적절한 지원을 받게 된다면 북미 다른 지역 한인사회에서도 공연을 하고 싶어요. 나중에는 가능한 일일 거라고 봐요.

김_저는 우리의 문화, 예를 들어 연극 같은 것을 통해 이곳 한인사회가 밴쿠버의 큰 자랑거리가 되었으면 해요. 이게 가능해지려면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먼저 관심을 기울야야겠지요. 계속해서 관심이 이어진다면 문화의 질도 그만큼 높아질테고, 우리의 위상도 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극단 하누리의 2016년 정기 공연작 <오 마이 슈퍼맨>은 10월 20일 목요일부터 22일까지 버나비 쉐볼트센터(Shadbolt Centre for the Arts, James Cowan Theatre)에서 열린다. 공연은 20일(목) 오후 7시 30분, 21일과2 2일은 각각 오후 4시 30분과 7시 30분에 있다. 입장료는 20달러. 예매 및 후원 문의 한남여행사 (604)931-3366, (778)887-1321 hanureedrana@gmail.com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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