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23분에 담은 한국형 하우스 호러의 진수"

UBC 하늬바람 양태웅 인턴기자 iouqou9999@gmail.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10-11 12:27

두 번째 단편 작품 '정동' 연출한 최우진 감독
클리셰 배제한 독특한 호러로 VIFF서 호평


올해로 42회째를 맞이한 밴쿠버국제영화제(VIFF)가 지난달 28일 개막해 8일까지 성황리에 열렸다. 240편의 장편 및 단편 영화가 상영된 가운데, 이번 영화제에 출품된 6편의 한국 영화들 중 최우진 감독의 단편 영화 <정동>은 비일상적이고 흥미진진한 시나리오를 드러낸 전 세계의 단편 영화를 모은 ‘International Shorts: Not Your Everyday Drama’에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 중인 최우진 감독은 2년 전에 선보인 <크리스마스가 따뜻한 이유는 말이죠,> 이후 두 번째 단편 영화인 <정동>을 출품해, 부천 판타스틱국제영화제와 밴쿠버국제영화제를 비롯한 국내외 영화제에 초청받는 쾌거를 이뤘다. 영화제의 막바지를 향하던 6일 하늬바람 기자단은 밴쿠버를 찾은 최우진 감독을 만나 그의 작품세계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동>은 어떤 영화인가?

 

<정동>은 내가 영화계에 입문해서 찍은 두 번째 작품이다 보니, 특정한 메시지를 담았다고 거창하게 말하는 것보다는 개인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장면과 연출하고자 하는 씬을 담고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23분이라는 상영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고 느껴지는 엔터테이닝한 영화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

 

<정동>이라는 제목이 영화에 시사하는 바는?

 

어떤 분들은 지역 이름이라고 오해하시는 경우도 있더라. ‘정동'은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용어인데, 급격히 일어나는, 진행 중인 사고(思考)가 멎을 정도로 강렬한 감정의 파동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영화는 세 친구가 보유한 트라우마를 실제로 목도했을 때 발현되는 공포감을 중심적으로 다룬다고 할 수 있는데, 영상의 끝에정동'의 뜻을 설명하면서 관객의 궁금증을 해소함과 동시에 이야기를 이해하는 과정에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이번 작품에서 특별히 선보이고 싶었던 부분이 있었다면?

 

첫 연출작인 <크리스마스가 따뜻한 이유는 말이죠,>는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아주 높은 영화였다. 내가 영화감독의 꿈을 키운 이유를 다시 한번 느끼는, 심적으로 포만감 있는 촬영 과정이었다. 하지만 첫 영화를 찍을 때는 모든 것이 처음이기 때문에, 당연히 촬영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다. 다행히 이번 작품에서는 그러한 시행착오를 잘 극복한 것 같다. 지난 영화에서는 내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대로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면, <정동>에서는 영화의 기술적인 측면과 연출 방식을 가다듬고자 했다.

 

<정동>하우스 호러라는 특색 있는 장르의 영화인데, 기존 호러 영화와 차별화하고자 하는 점이 있었는지?

 

<정동>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등장인물의 트라우마를 묘사하기 위해 꼭 표현하고자 하는 연출과 촬영 기법이 있었다. 이를 적절히 담아내기 위해서는안전하다고 느끼는 폐쇄적인 공간을 무대로 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이외에도 늦은 밤, 삐걱대는 바닥, 스산한 효과음 같은, 일종의클리셰를 최대한 배제하고자 싶은 욕심이 있었다. 같은 호러 영화지만 아주 환한 대낮에 관객에게 압박감을 심어주고자 하는, 이른바대낮의 악몽과 같은 밝고 화사한 호러 영화를 만들었다고나 할까?





 

<정동>에서 반영하고자 한 핵심적인 아이디어나 참고한 영화 혹은 감독이 있었는지?

 

<정동>은 최우진의 시그니처 테크닉을 선보인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속에서 세 등장인물은 각각 자신이 보유한 트라우마를 마주한다. 나는 이 장면을 상실감, 신체적 폭력, 죄책감 등과 같은 주제에 맞는 색다른 방식으로 연출하고 싶었다. 나의 작품 스타일은 1940년대부터 활동한 구로사와 아키라와 1970~80년대의 브라이언 드 팔마가 선보인 카메라의 독특한 움직임과 화면 전개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방식의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러한 감독들의 기술을 오마주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정동>멋진 한국적인 반전"이 드러난다는 평이 있다. 짧은 단편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공포감 연출과 이질적인 분위기가 잘 나타난다는 호평에 대한 소감은?

 

개인적으로한국적이다'라는 표현이 마음에 와닿는 표현은 아니지만, 내 영화가 특별하고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아 아주 기분이 좋다. 밴쿠버국제영화제가 캐나다 3대 영화제인 것으로 아는데, 이런 큰 영화제에서 내 작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에 굉장히 놀랐다. 개인적으로 만들고 싶은 작품은 전문적인 지식이 뛰어나지 않아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상업 영화로, 나에게 영화란관객에게 엔터테이닝함을 선보이기 위한 도구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이 영화 진짜 재밌다라는 평가를 듣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정동>의 제작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는가?

 

아무래도 영화가을 배경으로 한하우스 호러다 보니, 영화 배경과 콘티에 적합한 이층집을 한국에서 찾는 것이 아주 힘들었다. 특히 아직 학생의 신분이다 보니 직접 촬영 세트를 지을 수 없었다. 전국을 샅샅이 돌면서 다행히 영화에 어울리는 집을 찾아서 촬영에 임할 수 있게 됐고, <정동>을 제작할 수 있었다.

 

앞으로의 작품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만들어 보고 싶은 장르가 있는지?

 

흔히 상업 영화라고 하는, 오락으로서의 영화를 만들고 싶다. 호러 영화도 좋아하는 편이지만, 앞서 말했듯이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 내 목표이다. 앞으로는 단편 영화뿐만 아니라 상업 장편 영화 역시 선보일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호러 베이스의 액션 활극을 만들어 보고 싶다. 미래의 밴쿠버국제영화제에 내 작품이 장편 영화 부문으로 출품되었으면 좋겠다.

 

<정동>의 관객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지금은 소위 말하는 ‘K-컬쳐가 많이 유행해서 한국을 널리 알리고 있는 중이지만, 아직 한국 문화를 완전히 알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이번 영화제와 영화 <정동>을 통해 한국을 알릴 수 있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 <정동>을 찍은 영화감독 최우진의 신작 영화를 보고 실망하지 않도록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니 앞으로 많은 기대를 부탁드린다.

 

UBC K.I.S.S. 13기 하늬바람 학생 기자단

양태웅 인턴기자 iouqou9999@gmail.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UBC 하늬바람 양태웅 인턴기자 의 다른 기사 (더보기.)
컴퓨터공학과 경영학 결합한 UBC의 ‘BUCS 프로그램’
‘준비된 인재’ 키우는 양성 과정··· 진로 선택 폭 넓어
졸업생에게 직접 듣는 BUCS 만의 특별함과 차별성
눈부시게 발전 중인 인공지능(AI)은 우리의 삶과 여러 산업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기술과 경영이 융합한 인재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상황에서,...
UBC 파이낸스 전공한 박세원 EY 비즈니스 컨설턴트
한국 고교 졸업 후 UBC 거쳐 ‘세계 4대 회계법인’ 들어가기까지
현재의 취업 시장에서는 졸업 후 일자리를 빨리 찾을 수 있는 유망학과들이 주목받고 있다. UBC 사우더 경영 대학에서도 금융(Finance), 회계(Accounting)와 같은 학과들이 그중 하나로 꼽힌다....
글로벌 부동산 기업 데이터 애널리스트 해리 안
UBC BIE 프로그램, 11년간 다양한 분야의 인재 양성
문제 해결 통해 인내심·사고력 향상··· 견고한 코호트
UBC의 유망학과로 꼽히는 ‘Bachelor of International Economics(이하 BIE)’가 신설된 지 11년이 되었다. 국제경제학과로 해석되는 BIE는 경제학과 경영학을 함께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국내...
UBC 한국학과 설립의 주역 도널드 베이커 교수
다산 정약용, 광주 민주화운동 등 객관적으로 연구하려 노력
한국 양극화 문제 우려돼··· 발전 위해선 화합이 중요
한국은 풍부하고 독특한 역사·문화를 지니고 있고, ‘한강의 기적’으로 대변되는 눈부신 경제 성장, 그리고 최근에는 K-POP 등의 한류 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나날이...
UBC 경영 대학원 박사 과정 4년 차 '박재철 연구원'
최근 새롭게 대두된 빅데이터, 인공지능이 경제 동향이나 산업구조 다방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이러한 분야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고등학생 대상 멘토링 행사··· 여러 분야 종사자 멘토로 나서
제품 관리자와 매니저 약사가 말하는 진로 탐색 팁
▲10월 7일 UBC 랍슨 스퀘어에서 열린 라움한글 주최 멘토링 행사에는 여러 분야의 멘토들이 참석해 한인 고등학생들에게 진로에 대해 팁을 전했다. (사진 제공=라움한글) 밴쿠버 온누리...
두 번째 단편 작품 '정동' 연출한 최우진 감독
클리셰 배제한 독특한 호러로 VIFF서 호평
▲하우스 호러 단편영화 <정동>으로 VIFF에서 호평을 받은 최우진 감독 (사진= 김세정 인턴기자) 올해로 42회째를 맞이한 밴쿠버국제영화제(VIFF)가 지난달 28일 개막해 8일까지 성황리에...
캐나다 한국어 교육학회 고경록 학회장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환경 아직 열악”
지난달 17일 UBC 밴쿠버 캠퍼스에서 캐나다한국어교육학회(CATK) 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캐나다 전역 한국어 교육 관계자들이 대면과 비대면으로 참석해, 디지털 시대에...
[Biz&People] 노스밴쿠버의 ‘제로 일회용컵 카페’ 노마드 커피
노스밴쿠버 모스키토 크릭 인근에 위치한 노마드 커피(Nomad Coffee)에 방문하는 고객들은 음료 주문 후, 본인이 미리 준비해 온 컵을 익숙하듯 바리스타에게 넘겨준다. 이곳에서는 일회용...
가이 블랙 씨, 가평전 기념식 맞아 랭리-포천 300km ‘대장정’
“한국전 기념사업 위해 평생 바칠 것”
가이 블랙(Guy Black) 재향군인회 명예 회원이 가평전투 기념식(4월 21일)을 앞두고, 오는 14일 한국전 용사들의 희생을 기억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의 첫걸음을 내디딘다.   블랙 씨는...
트랜스링크 소속 버스 운전기사 김병건 씨
메트로 밴쿠버에는 매일 아침 저녁 시민들의 출퇴근길과 등하교길을 함께하는 6000명의 든든한 동행자가 있다. 하루 평균 수 백명의 친절한 발이 되어 주는 버스 운전사다. 밴쿠버에서...
TD 은행 브렌트우드점 그레이스 김 지점장
“전공보다 경험 중심의 경력 개발이 중요”
  금융기관과 관련된 커리어는 경영 혹은 금융 전공자만이 갈 수 있는 직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런 통념을 부수고 프랑스어를 전공했음에도 고객 관리직부터...
‘해외취업 성공 수기 공모전 대상’ UX/UI 디자이너 김소희 씨
‘2년제 졸업’ 어학연수생이 캐나다서 2.5배 연봉 받기까지
지난해 세계 각국에서 경력을 쌓고 있는 한인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코트라 해외취업성공기 공모전에서 밴쿠버 출신의 청년이 대상을 받았다. 밴쿠버 본사의 음악 레이블...
견종호 주밴쿠버총영사 신년 인터뷰
“교민들의 안전·편익증진 위해 노력할 것”
한국과 캐나다는 지난 1963년 1월 공식 수교를 맺은 이래 경제·정치·문화·사회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해왔고, 2014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거쳐 작년부터 ‘포괄적 전략...
항만·사진·금융업 종사자, N잡러 정현리 씨
낮에는 항만노무자, 저녁엔 재무설계사, 주말엔 사진작가로 변신하는 이가 있다. 이름은 하나인데 직업은 서너 개인 밴쿠버의 프로 N잡러 정현리(28, 켈리 정)씨다. N잡러란 2개 이상의...
UBC 커리어 전략가 롭 킴이 들려주는 커리어 찾는 ‘꿀팁’
새로운 사람 만나 소통 방법 배우고, 다양한 경험 쌓아야
세상에는 여러 직업이 존재하지만, 많은 학생들은 흔히 알려져 있으며 한정된 직업에만 가능성을 가두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학생들의 관심사와 적성에 잘 맞는 다채로운...
15일 코퀴틀람 시의원 선거서 재선 성공
스티브 김(한국명 김형동) 코퀴틀람 시의원이 지난 15일 진행된 BC주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개표 결과 김 의원은 22명의 후보 중 세 번째로 많은 득표를 하며, 8명의 시의원 중...
10월 15일 BC 지방선거, 랭리타운십 시의원 후보로 출마
오는 10월 15일에 열리는 BC주 지방선거에서 랭리타운십 시의원에 출마한 장민우(영어명 Michael Chang) 후보를 지난 21일 랭리타운십 시청 건물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났다. 선거운동에...
델타 임나영 양, 배구 U-19 국가대표 프로그램 뽑혀
코트서 온몸 날리는 ‘리베로’··· 올림픽 꿈 키위
한인 학생이 캐나다 최고 주니어 배구 선수들만 모이는 국가대표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눈길을 끌고있다.   사우스 델타 세컨더리 스쿨의 11학년 임나영(영어명 에스더) 양은 지난 5월...
경비행기 손수 제작에 도전 ‘교민 이상우씨’
직접 만든 경비행기를 타고 세계일주를 꿈꾸는 이가 있다. 열정과 패기로 똘똘 뭉친 어느 젊은이의 포부가 아니다. 내년에 일흔을 앞둔 자칭 비행 모험가 이상우(69)씨의 이야기다.그의...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