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남 / 캐나다 한국문협
언제부터 인가 익숙한 습관처럼
검은색 머리카락은 스스럼없이
흰색으로 은근슬쩍 탈바꿈 하고
머리칼처럼 제 각각인 시간의 흔적은
기억 의 골목 골목을 누비다가
새삼스러운 듯 거울 속을 낯설어 한다
홀 씨처럼 가벼워 날아가기만 하는 시간은
후회의 쓰라림에 오염 되어있어
문득 서서 뒷걸음을 떼어보면
달려왔던 길의 역주행처럼
서툴고 새삼스러워 하네
그런 것들이 모여 녹슨 지난 시간은
머리칼에, 얼굴 위에
다시는 펴지지 않을 깊은 주름을 접어 놓아
넘어, 앞을 보기도 뒤 돌아 보기도
깊이 패인 주름을 딛어야만 하는구나
아물어 가는 상처 더듬어 보듯
서 있는 자리 두리번 거리면
모르겠구나...지금 나는
만개한 꽃밭 가운데 서 있는 것인지
버릴 수도, 치우지도 못하고 수북이 쌓인
푸근히 견뎌온 시간 속에 서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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