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당마을에서
- 문곡서공식시인에게
이상목 / 캐나다 한국문협 부회장
하얗게 서리 내린 머리칼 사이사이
반세기 넘는 동안 쌓아온 관포지교
광덕천 맑은 물들이 은빛으로 환한 날
진실로 오랜만에 벗에게 편지를 쓴다
앞산 고속 터널이 지도를 바꿔 놓아
우리들 고향집들은 양옥으로 변했네
이제 우리 모두의 인연이 시작된 곳
팽나무 서낭당과 산제당 불빛들만
끈끈한 정으로 남아 달려드는 가을인데
부엉이 슬피 울던 당골 상수리 나무
너와 내가 파 놓았던 다람쥐 굴 남았을까
벗 이여 참 오랜만에 그리워 불러본다
영혼의 바다처럼 들꽃의 향기처럼
친구가 그리운 날, 행복한 나무 되어
그 산을 오르고 싶어 편질 쓴다 가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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