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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불길에 취한 추억을 꺼내 들고싱그럽던 몽마르뜨 거리를 반추한다가을로 도배한 숲 길 마로니에 아래서 발 밑에 구른 것은 시한 줄 낭만 한 줄무엇을 주어 들까 바람에게 물어보니시한 줄 시한 줄 하여 원고지를 주웠다 낙엽 진 나무 밑이 이리도 적막한가오늘 울음이 타는 시상을 받아 들고산책 길 호숫가에서 가을 한 줄 꿰맨다
이상목
비 오는 밤바다의 체취가 그리운 날홀로 태평양까지 달려온 시간 내내원시림 곡적을 따라 소나기 따라온다 포구는 빗소리에 멀어져 나뒹굴고노처녀 변덕 같은 파도의 히스테리에바다도 섬도 그렇게 젖어 우는 *롱 비치 어느 곳 어디에서 한 접시 노을 얹어나의 핫 한 뇌관을 건드린 밤바다여해 무는 처연 하지 못해 시야를 막아 선다 폭풍을 이끌고 온 밤비의 모략으로거칠게 저항하는 세파의 시린 통증여름의 하얀 물거품에 섬 하나...
이상목
시절을 거스르는 낯 선 땅 묻혀 살며축복의 오월 앞에 엎드린 그댈 본다롭슨 봉* 하늘을 찌른 오만함이 몇 자인가 햇살이 부쳐내는 화전이 그러하고바람이 쌓아 올린 공덕이 그러하듯이곳에 널린 야생 초 입술마저 고운 날 본분을 잊었는지 고산高山이 무너졌다골마다 도랑마다 빙하가 녹는 소리시간을 거스른 것들 여름을 쫓고 있다. *롭슨 봉: Mt.Robson 캐네디언 로키의 최고봉으로 3,954m임.
이상목
알파를 찾아 나선 외진 가을 숲길에 가랑비 먹을 갈아 파문을 일으킨다 겸손한 용재 오닐의 비올라는 흐느끼고   프레져 강을 메운 열기를 어쩔 거나 거센 너울을 차고 솟구쳐 오르는 힘 돋아난 비늘 한쪽이 파도소리 내고 있다   갈기를 마주하며 꿈을 말하는 거다 고된 여정 속에서 마주한 포식자들 물 수리 거친 발톱에 외눈이 된 오늘도   육신을 조여오는 어부의 작살피해 등뼈 굽어지도록 물길을 뛰어넘어 폭포 앞 지느러미를 곧추세운...
이상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