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무석 /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피부에 닿는 세계와의 첫 접촉은
울음으로, 우렁찬 울음으로
그 충격을 표현할 수 있었지만
거듭되는 고난의 길을 깨달을 땐
차마 눈물조차
한 차례 한숨마저도
가슴 속에 잠재워가야 한다
동화의 나라
안데르센 왕국의 이야기가
나의 나래 속에 마음껏 자라나
나는 이 지상에서 제일 멋진 왕자가 되고
온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요술쟁이가 되고
하늘에 올라가 천사들과 어울리고
악당들에게 고통받는 공주를 구하는 힘센 용사가 되고
새가
자유롭게 세상을 나르는 줄 알았던
저 새들이
부여된 운명의 날갯짓을 하고 있음을 깨달을 때
우리의 삶이
전적으로 우리의 의지에 달렸다고 믿어왔던
우리의 신념이 점차 흔들려 갈 때
어린아이처럼 재잘거리지 않게 된다
꽃이
지상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다고 생각해 온
저 꽃들이
치열한 생존 투쟁을 통해 피어남을 깨달을 때
우리의 삶이
기쁨으로 가득하다고 믿어왔던
우리의 생각이 조금씩 변해 갈 때
가슴 깊은 데서 우러나오는 웃음을 잃어가게 된다
인류의 역사에서
신화가 사라진 뒤에 산업 혁명이 왔듯이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달콤한 꿈에서 깨어나
온몸 가득 차가운 바람을 맞는 일이다
이 시대 인류가 시간을 거슬러
신화의 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모태 속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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