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무석 / 한국문협 밴쿠버지부
어디서 불어온 바람이었을까. 나는 그를 타고 세상을 날아다녔다. 바람은 바람이 되어 고개를 빼 들고 눈을 벼리고 찾아다녔다.
어떻게 바람이 내려앉을 곳을 찾았는지는 모른다. 뿌리칠 수 없는 향기였는지 혹은 아름다운 자태였는지. 아무튼 바람이 내려놓은 그곳에서 자리 잡고 머무르는 방법을 익혀갔다.
그러면서, 깨달아갔다. 바람은 더는 떠돌지 말고 기대어 살도록 나를 여기에 데려왔다는 것을. 다시는 바람을 타고 유영할 마음도 필요도 없게 아늑하고 고요하게 살아갈 촘촘한 그물을 엮어가라고.
나를 설레임에 잠 못 재우던 바람은 이를 위해 일어났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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