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과연 그는 경매에서 보물을 찾은 것일까?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0-05-07 00:00

“구본웅 화백 2점 갖고있다”는 사람 나타나

올해 초, 회사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전화를 건 사람은 자신이 구본웅 화백의 작품 2점을 소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의심이 들었지만 일단은 만나서 이야기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기 전에 그림의 사진을 볼 수 있냐고 요구했더니 이미지 파일을 보내왔다. 마침 밴쿠버에는 한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학예사 지인이 출장차 방문해 있었다. 사진을 본 지인은 “직접 보지않고는 알 수 없지만 2점 중 인물화는 진품 여부를 떠나 정말 좋다”며 “화풍과 사인이 구화백의 알려진 작품들과 닮았기 때문에 전문 감정가를 만나보라”고 권했다.

약속 장소에 나타난 사람은 50대 후반 정도의 백인이었다. 인터뷰를 하면서도 이름은 밝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해왔다. 소지하고 있는 그림 몇 점에 아직 보험을 들지 못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구화백의 작품일 것 같다는 그림을 갖게 된 경유를 먼저 물었다.

“오래 전부터 그림을 사모으는 취미가 있었습니다. 비싼 그림만이 아니라, 제가 마음에 들고 갖고싶은 그림을 말이죠. 2002년 쯤이었어요. 밴쿠버 부촌으로 알려진 키칠라노 지역에 살던 사람이 세금을 내지 못해 재산을 압류당하고, 일부 재산은 경매에 부쳐졌습니다. 그림 수집가였는지, 그림 작품이 경매에 많이 나왔다고 해서 저도 참여했어요. 모두 109점의 그림 작품이 헐값에 팔리고 있었습니다”

명성이 높은 예술가의 A급 작품은 개인경매를 통해 판매됐고, 그 날은 B급 작품이라고 판단된 것들(대부분 서양에 잘 알려지지 않은 아시아 작품)이 나왔다고 했다. 그림 사이를 다니다가 강렬한 인물화 작품 앞에 멈춰섰다. 어딜 보고 있는건지, 공허해하는 인물의 눈동자를 한참 쳐다보다가 그림을 집어들었다. 그 날 모두 11점의 그림을 2000달러도 안 되게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조건 작품을 팔아야 하는 택스 세일이기도 했고, 그 작품들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집 안에 그림을 걸어 놓고 지내던 어느 날, 가장 마음에 들던 인물화를 그린 화가가 궁금해졌다. UBC 아시아 도서관 등에서 400시간 알아본 결과, 소지한 그림이 구화백의 화풍과 사인이 매우 비슷하다는 판단이 섰다. 인물화 외에 밝은 톤의 유화 풍경화에도 같은 사인이 새겨져 있었다.

그 이후, 구화백의 주요작품을 소지하고 있는 한국 현대미술관 등 여러 단체와 이메일 접촉을 시도해봤지만 답변이 없었다고. 2007년에는 세계적인 경매회사인 홍콩 크리스티(Christie)의 한국작품 감정사가 작품에 관심있다며 연락을 해왔지만, 마침 그 때부터 지난해 가을까지 자녀문제 등 집 안에 우환이 생겨 그림에 신경쓸 틈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 두 작품이 만약 한국작가의 작품이라면 한국에서 작품의 값어치를 인정해줄 사람을 만나야한다고 생각해요”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렇지만 그는  그림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림 속 사람은 누구인지, 그림이 그려졌던 시절의 배경은 어떠했길래 그런 표정을 짓고 있는지가 더욱 궁금하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앞으로도 그림이 구화백의 작품인지, 아니면 누구의 확인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남자의 말이 어느 정도가 사실이고 거짓일지는 그림을 전문가로부터 검증받지 않는 한 증명할 길이 없다. 하지만 밴쿠버에서 크고 작은 페스티벌을 기획했던 프로듀서가 은퇴 후에 교민 신문사를 상대로 사기극을 조작해서 얻는 이익이 대체 뭘까 생각해보면 다른 눈으로 그림을 바라보게 된다. 

<구본웅 화백 소개>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구 화백은 1906~1953년까지 생존했던 한국의 서양화가로, 야수파의 표현주의적 영향을 받아 대담한 화풍을 가졌다.
호 서산(西山), 서울 출생. 1929년 일본대학 미술과, 1934년 다이헤이요 미술학교 본과를 졸업하고 주로 도쿄에서 열린 이과전(二科展)과 독립전(獨立展) 등 전위적인 전람회에 출품했다. 귀국 후에는 서화협회(書畵協會) 전람회에 출품했다.
1938년 미술지 《청색지》을 발간하는 한편 정판사(精版社)를 경영하였고, 1952년 서울신문 촉탁으로 언론계에도 종사하였다. 작품 경향은 야수파의 표현주의적 영향을 받아 대담하다. 사고로 곱사등이가 되어 '한국의 로트레크'라고 불렸다. 주요작품으로는 한국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정물>, <친구의 초상>, <여인> 등이 있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OSEN=파주, 황민국 기자] "16강 진출?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블루드래곤' 이청용(22, 볼튼)이 20일 오후 파주 NFC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청용이 이번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자신감을 피력하는...
독일의 대표적 럭셔리 자동차∙모터사이클 브랜드인 BMW. 밴쿠버에는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캐나다 전국 BMW차량 판매율 1위를 기록했고, 2009년에는 서부 캐나다 1위를 차지한 BMW딜러십이...
클래식 기타리스트이자 지휘자인 고영준씨가 음악감독으로 있는 음악가 단체 ‘밴쿠버 카메라타(Vancouver Camerata)’가 밴쿠버 커뮤니티 칼리지 오디토리엄에서 6월 4일과 5일에 걸쳐 클래식 공연을 갖는다. 이번 공연에서는 모짜르트의 ‘디베르티멘토 2번’,...
광동요리점, 스테이크 하우스 중에 대형식당 많아
좌석수를 기준으로 메트로 밴쿠버 시내 대형식당을 분류해보면 중국식당과 체인점의 능력을 볼 수 있다.
BC증권감독위원회, 해리티지 문제지적
BC증권감독위원회(BCSC)는 RESP(교육적금투자제도) 상품 전문회사 헤리티지 에듀케이션 펀드(Heritage Education Funds)가 적절한 내부감사 제도를 마련하지 않고, 과거에 위원회가 지적한 문제점을 수정
디지털 스튜디오 개설, 광산 개발 등 제시
콜린 핸슨(Hansen) BC주 재무장관은 19일 “BC주 경제가 회복을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 10가지”를 발표했다.
세계의 골프장 돌아보기 4 [밴쿠버편] 주간 경제지 비즈니스인밴쿠버(BIV)가 5월 셋째주에 메트로 밴쿠버에서 가장 바쁜(The busiest) 골프장을 퍼블릭∙세미-프라이빗∙프라이빗으로 나눠 순위를 매겼다. 지난해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다. 결과를 보면 메트로...
CBC, 사커내이션 순회 축전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6월로 다가온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홍보를 축구축전 ‘CBC 사커내이션’ 행사를 캐나다 대도시를 순회하며 개최한다고 알려왔다.
과세목록 놓고 주정부와 비판교환
통합소비세(HST) 도입반대 BC주민청원 마감이 5주 남은 가운데 총 85개 BC주 선거구 중 72개 선거구에서 유권자 10% 이상 서명을 받았다고 파이트HST 크리스 델라니(Delaney)간사가 17일 밝혔다.
목재, 교육분야에 집중
BC주정부는 고든 캠벨(Campbell) BC주수상이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의 방중 일정을 소화하면서 이룬 성과를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서광사, 부처님 오신 날 맞아 다채로운 행사 마련
대한불교 통도사 재외분원인 밴쿠버 서광사(주지 태응스님)는 불기 2554년 부처님 오신 날(5월 21일) 행사를 16일 열었다.
BC주정부 10년간 예산초과지출 82억 달러
BC주정부가 지난 10년간 82억달러를 예산초과지출했다고 C.D. 하우 연구소가 13일 발표했다.
캐나다 국립공원관리공단(Parks Canada)에 따르면 21일 오전 7시부터 빅토리아 데이 연휴날인 24일 오후 12시까지 밴프(Banff)∙요호(Yoho)∙쿠트네이(Kootenay)국립공원 캠핑장에서의 주류 반입∙소지 및 섭취가 전면금지된다. RCMP와 공원 관리자는 캠핑장에 입장하는 모든...
비아 레일(VIA Rail)이 캐나다를 가로지르는 대륙횡단기차에 5월부터 9월까지 특별 서비스가 추가된다고 발표했다. 대륙횡단열차는 재스퍼, 에드몬튼, 새스캐툰, 위니펙을 지나 밴쿠버와 토론토를 오간다. 주변경치가 한 눈에 보이는 파노라마 돔 카(Panorama Dome Car)를...
주간 연예지 ‘헬로우캐나다(HELLO! Canada)지’가 13일 발간된 특별호를 통해 캐나다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인을 선정했다. 상위권에는 신예스타인 저스틴 비버(Bieber)를 비롯해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마이클 부블레이(Buble), 셀린 디온(Dion) 등 오랫동안 사랑을...
칠드런스 페스티벌 17일 개막 매해 이맘 때쯤 BC주 어린이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밴쿠버 국제 칠드런스 페스티벌(Vancouver International Children’s Festival)이 어김없이 돌아왔다. 올해는 17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간 키칠라노 배니어(Vanier) 공원에서 열린다. 1978년에...
재향군인회 서부 캐나다지회
재향군인회 서부 캐나다지회(회장 손병헌)는 지난 총회를 통해 대의원(의결권자) 자격을 회비납부 회원으로 정하는 등 몇 가지 조처를 했다고 14일 밝혔다.
(1) 걷기의 효능
5월 밴쿠버에 내려진 축복, 햇볕과 선선한 바람, 눈 시리지 않은 초록을 누리는 좋은 방법은 아마도 걷는 것일 것이다.
어느 주말, 아파트에 사는 친구집을 방문했다가 한 켠에서 식물화분 여러 개를 발견했다. 한 길다란 화분에는 상추, 깻잎, 고추 모종이 심어져 있었다. 그 앞에는 ‘삼∙겹∙살’이라는...
지난해보다 전체 이민자 입국 11% 늘어나
올 1분기 BC주로 입국한 이민자가 늘었다고 CANN(Community Airport Newcomers Network)이 13일 보고서를 발표했다.
 1241  1242  1243  1244  1245  1246  1247  1248  1249  1250   
광고문의
ad@vanchosun.com
Tel. 604-877-1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