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남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세상은 변했어
기우뚱 거리다 기울어 지다 엎어졌어
마음을 나타내려 해도 이제는
환적의 경유지를 밝혀야 하고
무게의 중량을 홀수선에 남겨야 하는
"마음 속으로" 는 사라지고
"보시다시피"로 증명 해야 하는 세상
마음을 찍을 수 없는 셀카에 의존하는
증명사진 유행의 시대, 증명사진 요구의 시대
여보시게나
자네들과 나 사이에는
이심전심의 토양에서
우정 이라는 길을 돋우고 다지며
믿음을 넓히고 오해를 메우는, 마침내
무엇이든 실어 나르는 큰 길
모여 가로로 걸어간들 거칠 것 없는
마음을 털어낸 우정 위에
끈끈한 시간의 점철 이었지 않은가
무엇이든 증명 해야 하는
불신의 흔들림은 언제 어디서 였을까
믿음이 사라지면 야생의 정글 뿐인데
가보지 않은 길, 장수 백 년이라는
축복의 긴 앞길 이라면서
믿음을 의심 해야 하는 이 길을
계속 해야 하는 어두움 일세
얻는 것과 잃는 것들의 계산서를 펼치며
셀카의 증명 기록 없이 자네들과
헤어지며 나눈 몇 잔의 술기운이
걷는 내내 앞길을 비틀거리게 하네
무너져 내리는 신뢰의 탑 잔재 아래
긴 석양은 오늘도 긴 그림자를 끄는 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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