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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활약한 캐나다의 용감한 4형제

양승식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11-06 14:40

캐나다의 4형제 대표, 62년만에 한국행
1951년 12월 임진각 인근 서부 전선. 캐나다 왕립22연대와 중공군의 치열한 고지전이 펼쳐졌다.

레이몽 로티·아르티에로티(82) 형제는 중공군 진지를 공격하라는 소대장 명령을 받았다. 로티 형제와 별동대 10여명이 야밤에 경기관총을 머리에 인 채 가슴팍까지 차오른 찬 강물을 헤쳐 중공군 진지로 다가갔다. 사격과 포격으로 중공군을 기습했고, 혼란한 틈을 타 다시 강을 건너 귀환했다.

아르티에씨는 “귀환한 대원들에게 소대장이 따뜻한 커피와 럼주를 주며 한 이야기를 잊을 수 없었다”고했다.“ 살아돌아오다니…. 살아 돌아와 줘 정말 고맙다, 제군들.”

캐나다 왕립22연대 소속 로티 형제는 6형제 가운데 4명이 6·25에 참전했다. 형제는 참전 기간 많은 전우가 산화하는 것을 봐왔다고 했다. 부대 전술본부에 근무하던 넷째 모리스는 잠시 휴식하러 나간 사이 본부에 떨어진 포탄에 캐나다·한국군 전우들을 잃었다. 참호를 구축하던 셋째 아르티에는 땅에서 나오는 수많은 시신을 봤다고 했다.

그는“정말 참혹한 광경이었다”고 했다. 첫째 레이몽은 포탄 파편을 맞아 두 번 부상했다. 적군과 1㎞도 떨어지지 않은 진지 속에서 지냈고, 식량을 구하기 위해 고지 아래로 위험한 순찰을거의매일나갔다.“ 1952년10월, 중공군의 대대적 습격에 많은 전우를 잃었죠. 하지만 결국 적군은 떠났습니다. 그들이 전선을 뚫고 나가지 못하게 막은 겁니다. 전우는 떠났지만, 모든 것은 다시 제자리에 있습니다.”

이들에게 6·25는“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한 전쟁”이었다. 1952년 4월, 잠시 후방기지에서 휴식하던 로티 형제는 막사에서 집 없는 아이들 4~5명과 함께 살았다. 아르티에는 “아이들이 우리 군화를 닦아주었고, 우리는 매일 아침 아이들을 위해 주방에서 음식을 몰래 가져오곤 했다”며“그런데 아이들은 어디서 가져 왔는지 우리에게 낡은 옷과 담요를 구해다 줬다”고 했다. 로티 형제는 “한국의 자유를 지키지 못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오는 9일 6·25에 참전한 로티 4형제 중 아르티에씨가 62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11일 유엔군 묘지를 찾아 참전 용사들을 위한 추모 묵념 행사인‘턴 투워드 부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나머지 세 형제 중 둘은 세상을 떠났고, 프레드리는 와병 중이다. 아르티에는 “세상을 등지기 전, 형제들을 대표해 전우들을 찾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양승식 기자


<▲ 6·25에 참전했던 로티가(家) 네 형제 중 세 명이 1952년 12월 캐나다로 돌아와 찍은 사진. 왼쪽부터 모리스, 아르티에, 레이몽 형제와 캐나다 왕립22연대 소속 전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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