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서 1번
고속도로를 타고 48번
출구로 빠져나오면 써리 152가에
들어서게 된다. 이
길을 따라 조금만 더 달리면 도로 왼편에 서 있는 쇼핑몰
‘길포드 플레이스’(Guilford
Place)를 만날 수 있다.
쇼핑몰 안에는 팀호튼을
포함한 30여 개의 업체가
입주해 있다. 홍마노,
침술원, 안경점
등 우리에게 낯익은 한글간판도 여럿 눈에 띈다.
대지 3에이커
규모의 이 쇼핑몰 랜드로드는 박노수,
최영준씨를 포함한 여섯 명의 한인이다.
박노수씨는 “약 1년
전에 길포드 플레이스를 인수했는데,
몸집이 꽤 큰 편이어서 여러 사람의 힘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한인사업자에게
맞춤형 서비스 제공할 것”
밴쿠버에서는
대형 빌딩이나 상가에 대한 공동 투자 사례를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중국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하지만 한인들에게 동업은 다소
생소한 투자 방식이다.
최영준씨는 “동업을
하게 되면 대형 투자가 가능해진다”면서 “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고,
한인사회의 역량도 쉽게 키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한인들의 투자 방향이 달라져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도 많은 이들이
동업 앞에서 망설이게 된다.
이익을 나누는 문제부터 자금 운영까지 신경써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때문인지 동업의 끝이 좋지 않다는 맹목적인
믿음도 흔히 접하게 된다.
하지만 동업의 단맛을
미리 맛본 박노수씨의 생각은 다르다.
박노수씨는 “동업을 할 경우에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정관 등을 꼼꼼히 작성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좋은 게 좋은 것 아니냐’는 식의 안일한 태도로
동업을 하게 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최영준씨도 같은
견해다. 최씨는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다 보면 의견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만 기울이면,
동업만큼 매력적인 투자 방식도 없다”고 말한다.
박노수씨와 최영준씨를 포함한 주주들은 이메일을
통해 정보를 100% 공유한다.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동업을 통해 대형
쇼핑몰 등을 인수하게 되면,
그 이익을 한인사회가 공유할 수 있다는 게 ‘길포드
플레이스’ 주주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박노수씨는 “대형 쇼핑몰이나 빌딩 임대업은
다양한 인력을 필요로 한다.
한인이 이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게 되면,
그만큼 취업의 기회도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쇼핑몰 입주도 한결
수월해질 것이라는 게 박노수씨의 또 다른 의견이다.
박노수씨는 “이곳에서 가게를 구하려면 랜드로드가
요구하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하지만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한인 소유의 점포에
입주하게 되면, 언어
문제에 따른 어려움이 없고 다양한 서류 등을 요구하지도
않기 때문에 손쉽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최영준씨는 임대업자와 세입자는 공생관계라는 점을 강조한다.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면 임대 수입은 생각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영준씨는 “세입자의 입장에서 그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항상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면서 “특히 한인 사업자들에게는 임대료를 포함한 세세한 부분까지 ‘맞춤형 서비스’를 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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