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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성악가로 기억되길”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02-13 09:16

‘세비야의 이발사’로 북미 무대 데뷔하는 성악가 전태현


유럽과 한국 오페라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성악가인 베이스 전태현(39) 밴쿠버 무대에 오른다.


전태현은 13일부터 열흘간 4번의 공연이 예정된 밴쿠버 오페라(Vancouver Opera) 세비야의 이발사 바실리오 역할을 맡으며 밴쿠버 오페라 팬들과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그는 유럽과 한국 무대는 이미 익숙한 베테랑 성악가이지만 북미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중순 밴쿠버에 입국한 그는 매일 리허설로 현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그는 부족한 영어 실력 때문에 걱정했지만 다른 동료들과 스탭들이 챙겨줘서 적응하고 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100번의 오디션을 탈락한 평범했던 성악도

 

그가 북미 무대에 서기까지의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대구 출신의 그는 노래만큼은 자신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지만, 난다 긴다 하는 전국구 실력을 갖춘 동기들을 보고 그야말로 충격을 받았다.


학창 시절 저는 실력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성악도였어요. 그래서 학교에 가장 일찍 등교하고, 심지어 수위 아저씨가 내쫓을 정도로 가장 늦게 연습실에서 머무르며 노력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연습했어요.”


피나는 노력으로 실력을 키운 그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독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에 입학할 있었다. 독일로 향한 이유는 세계에서 오페라 극장이 가장 많은 곳에서 오페라를 배우고 싶다는 집념 하나 때문이었다.


일찍 결혼한 터라 독일로 같이 아내와 독일에서 태어난 아이를 생각해서 이를 물고 연습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빨리 프로가 되겠다는 희망을 품고 오디션에 참가했다. 그러나 그에게 찾아온 결과는 100 이상의 오디션 탈락의 아픔.


오디션에 계속 탈락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니 노래 실력은 괜찮았음에도 한국인 특유의 쭈뼛거리는 성격 때문에 연기가 되는 같더라고요. 그래서 연기 연습에 몰두하고 저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어요. 오디션에 소품을 몰래 숨기고 들아 가기도 하고 쇼를 했죠.”


끈기 있는 노력 끝에 그는 독일 뉘른베르크 국립 극장 오디션에 합격해, 그곳에서 5년간 전속 솔리스트로 활약을 하며 유럽 무대에 익숙해졌다.


당시 정말 많은 작품을 했어요. 바쁠 때는 열흘 동안 7, 5개의 공연을 동시에 준비하기도 했었죠. 힘들기도 했지만 다양한 작품을 하면서 많이 배울 있던 시기였습니다.”

 

오디션 노하우 덕분에 이루어진 북미 무대 데뷔

 

전태현은 안정된 10년의 독일 생활을 뒤로하고 지난 2015년에 한국으로 돌아갔다. 당시 서울시 오페라단 창립 30주년 기념 파우스트공연에서 비열한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배역 제의가 들어왔는데, 역할은 그같은 베이스에게 놓치기 힘든 꿈의 배역이었다.


공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독일에서의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 했기 때문에 많이 고민했지만 결국 역할만큼은 죽기 전에는 해보고 싶다 생각으로 한국에 들어가게 됐죠.”


한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2018 9 한국에서 최초로 열렸던 세계적인 국제 오디션 프로그램 나얍(NYIOP, 뉴욕 인터내셔널 오페라 프로그램) 참가하게 것이다.


그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00 이상 경험한 오디션 노하우를 바탕으로 남다른 연기 실력과 독특한 애드립을 선보여 심사위원단으로부터 눈에 띄었다.


다른 참가자들이 노래에 집중할 동안 저는 연기에 집중했어요. 그리고 시간상 1절만 불러야 한다고 했는데, 저는 준비해간 연기가 있었기 때문에 2절까지 부르게 해달라고 사정했던 것도 어필했던 같아요. ‘사랑의 묘약이란 작품으로 오디션을 보는데 가짜 약으로 코카콜라를 몰래 준비해 선보여 심사위원을 터뜨리기도 했고, 분께 꽃을 드리는 애드립을 하기도 했죠.”


오디션이 끝나자 그를 향한 심사위원들의 기립박수 세례가 쏟아졌고, 여러 세계적 오페라단으로부터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때 기립박수를 쳤던 심사위원 명이 캐나다 2 오페라단인 밴쿠버 오페라 총디렉터 라이트(Wright) 씨였다. 당시 전태현의 퍼포먼스에 감명을 받은 라이트 씨가 1 공연이 예정되어 있던 이번 세비야의 이발사 그의 출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러브콜을 보내면서 결국 북미 데뷔 무대가 성사됐다.

 

웃기려고 작정한 희극 세비야의 이발사

 

세비야의 이발사 전태현에게 특별한 작품이다. 그가 지난 2010 프로로 독일 무대에 처음 서게 해준 작품도, ‘파우스트 앞서 2015 한국 무대에서 데뷔하게 만든 작품도 바로 세비야의 이발사였다. 그리고 또다시 5년이 지난 2020년에도 작품으로 북미 무대에 데뷔하면서, 그에게 세비야의 이발사 지금의 전태현을 있게 만들어준 인생 작품이라고 있다.


이탈리아 오페라의 거장인 조아키노 로시니의 대표작인 세비야의 이발사 오페라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한번 즘은 들어봤을 법한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희극 오페라로 꼽힌다.


로시니가 정말 웃기려고 작정하고 희극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만들어진 200년이 지난 지금 봐도 웃긴 요소가 여기저기 넘쳐나요. 좋은 작품은 몇백 년이 지나도 공감이 되는 법인데, 작품 역시 그래요. 표현하는 형태는 물론 바뀌지만, 작품에서 나오는 사랑’, ‘’, ‘배신모두 지금 시대에서 드라마에서 똑같이 나오는 주제에요.”


작품에서 전태현이 맡은 바질리오는 주인공 로지나의 음악교사로, 로지나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백작의 돈에 매수되어 배신의 아이콘 되는 역할이다. 진중하면서도 엉뚱한 면이 있고 감정 기복이 심한 캐릭터로 그려진다.


 사실 오페라가 어렵다고 생각하시는데 전혀 모르고 오시면 어려운 맞아요. 유행하는 가요도 처음 들었을 때는 익숙지 않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드는 것처럼, 오페라 역시 사전 지식이 필요해요. 하지만 내용과 음악에 대해 조금이라도 공부하고 오신다면 재미있게 즐길 있고, 생각보다 아는 음악도 많을 거에요.”


앞으로 어떤 성악가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저는 최고였던 적은 번도 없어요. 하지만 열정과 노력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고, 뭐든지 최선을 다하는 성악가로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전태현의 열정적인 연기와 노래를 감상할 있는 세비야의 이발사 13 공연의 막이 오르며 오는 15(), 20(), 23() 오후 7 30분에 엘리자베스 극장에서 공연한다.


티켓 예매: www.vancouveropera.ca/buy-tickets/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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