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애나/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너는 늘 그 자리에 우뚝 솟아
색색 꽃으로 환희의 노래를 부른다.
사라졌다 일어나는 꽃봉오리가
아득한 옛 시악시로 오만하기까지 하다.
거기 그대로 뿌리 박고
누구보다도 앞서 일어날 채비로
숨 가쁜 너의 요염함에
오슬 오슬 가슴이 떨린다
바람이 후루루루
하얀 꽃 눈으로 오솔길 발자국 덮어두고
지나던 연인의 두 눈동자 뜨겁고 애처롭다
4월은 서서히 지나가는데
저 산봉우리에 걸린 노을 홍조를 띠고
시간이 아쉬운 연인들
안타까운 젊음을 흘려보내는데
슬프고 덧없이 깜박이는 은하수를
오랫동안 쳐다보며 남은 생의 행운이 오길
바람에 흔들리며 뿌려 놓고 떠나버린 꽃 이파리가
연못에 둥둥, 물고기들 먹이로 유혹하고
수양버들 아래 젊은 날이 그리워 홀로 찾아왔던
노인의 가슴이 갈대 되어 서걱거린다
순간,노인은 4월의 엘리엇이
언제나 살아있는 걸 알아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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