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규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제10회 한카문학상 산문(수필)부문 버금상
제10회 한카문학상 산문(수필)부문 버금상
“비즈니스 세계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한다”는 비전하에 세계 대 공황이 시작되던 1930년에 미국 시카고에 평신도 실업인과 전문직 종사자인 기독실업인 7명이 모여 시작했던 평신도 선교 단체가 기독실업인회 (CBMC: CONNECTING BUSINESS AND MARKET TO CHRIST)이다.
CBMC 사역을 유럽으로 확장하기 위해서 2000년 부터 북미주 총연의 도움을 받아서 본인이 중심이 되어서 유럽에도 지회를 창립하게 되었는데,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 뒤셀도르프, 밀라노, 로마, 이스탄불, 소피아, 우크라이나 키예프, 비엔나, 암스테르담, 벨지움, 부다페스트, 모스크바 15개 지회를 창립하게 되었다.
런던지회 창립을 위해서 런던으로 가야 하는데 한국에 계신 어머니가 85세로 위독하시다는소식이 왔다. 한국을 거쳐서 가기로 일정을 조정했다. 병원에 들러서 임종을 보려고 하였으나 시간이 하루 이틀 정도는 더 걸릴 것이라고 의사가 말했다. 어머니는 산소통을 끼우고 계셨지만 계속 의식은 있으셔서 금방 임종하실 것 같지는 않았다.
런던으로 출발해야 할 시간은 임박해 오고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어서 어머니 귀에 대고 어머니 “아침해가 밝게 뜨는 천국 동편문에서 만나지요.” 라는 말을 남기고 발걸음을 런던으로 향했다.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이런 저런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우리 8남매를 믿음의 자녀로 키우시느라 평생을 새벽기도로 하나님께 기도해 주셨던 어머니를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유난히 노래를 잘 부르셔서 교인들에게 사랑을 받으셨고 집안에 잔치가 있으면 가난한 이웃들에게 언제나 음식을 나누어 주셨던 어머니, 하나님의 사랑을 몸소 실천하셨던 어머니, 내가 힘들 때면 가끔씩 꿈속에서 나타나 미소를 지으셨던 어머니…
성황리에 런던 지회 창립을 마치고 바로 파리 지회 창립을 위하여 출발하였다. 창립 축사를 하는 도중에 어머니가 소천하셨다는 비보를 들었다. 축사 도중이었지만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창립대회에 참석하셨던 많은 분들이 위로해 주셨고 조위금까지 걷어 주셨다.
다시 밀라노 지회 창립을 위해서 밀라노로 가기 전에 몽블랑이 보이는 샤모니에서 일박을 하게 되었다. 눈 덥힌 정상을 바라보니 한국의 백운대 정상을 연상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아현중앙교회 청년회장 시절에, 청년회원들과 맛있게 먹으라고 손수 어머니가 정성스럽게 담가 주신 총각김치를, 백운대 정상에 상자 채 내려놓고 잊어버리고 내려왔던 생각이 나서 두번째 눈물을 흘렸다.
그 후 버스로 밀라노로 향했다. 밀라노 입구에서 부터 아카시아가 향기가 만발하여 어머니의 따뜻한 향내가 풍기는 것 같았다. 2시간후에 밀라노에 도착하여, 한인교회에서 주최한 어머니주일 예배에 참석하였다. "나의 사랑하는 책, 비록 헤어졌으나… " 큰소리로 찬송하면서 8남매를 오직 믿음으로 키워 주셨던 자랑스러운 어머니를 생각하며 세 번째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남자는 태어나서 세 번 눈물을 흘린다고 하는데, 나라를 잃었을 때, 부모상을 당했을 때, 그리고 배우자를 잃었을 때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세 번 모두 어머니로 인한 것이다. 어머니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 ’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