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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1초 2021.12.20 (월)
미쳤어. 미쳤어. 어떡해. 어떡해.  내가 사람을 치다니. 믿을 수가 없어.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내 인생 이대로 끝인가. 여태 남에게피해주는 일은 절대 하지말자며 묵묵히 잘 살아왔는데. 한순간 물거품 되다니. 천벌 받을 죄인이되다니. 제발 다시 1초 전으로 되돌아갔으면.  눈앞이 캄캄했다. 머릿속이 하얗다. 나를 용서할 수 없다. 사람을 쳤으면 바로 차에서 내려확인해야 하는데 몸이 말을 듣질 않는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다리가 덜덜...
박성희
아름다운 당신이 가시는 슬프고 슬픈 날에는눈보다 더 하얗게 눈이 부신 꽃 비가 내리면 좋겠습니다작은 봄볕에 흐드러지게 핀벗 꽃들의 꽃 비가 축제하며 춤추는 날당신이 그 마지막 길을 갈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숨막히도록 고단하고 눈물과 한숨으로 얼룩졌을 삶을꽃송이 눈물과 함께 여행을 떠나게...당신이 가시는 그 멀고도 먼 마지막길은영원한 꽃 길이였으면 좋겠습니다.그리고 먼 훗날또다시 봄볕으로 꽃피워 꽃 비로 내리면꽃송이 눈물과...
유진숙
“Hi, My name is Seung li Park, I’m from Korea. 나는 영어를 조금밖에 못 해. 너희들의 도움이 필요해.도와줄 거지?”나는 더듬거리며 겨우 인사를 했다. 유학 오기 전부터 이 문장을 달달 외웠다. 막상 아이들 앞에 서니머릿속이 하얘져 발음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멋있게 잘하려고 했는데 속상했다. 목덜미에서식은땀이 흘렀다.나는 5학년 여름 방학 때 캐나다로 유학 왔다. 캐나다는 9월이 새 학기다.“삐이익, 삐이익!”인사가 끝나자 사방에서 휘파람 소리가...
이정순
90 을 바라보던 할아버님이 애지중지하던 광석 라디오를 트랜지스터로 바꾸고 신기해 할때, 외국 목사님의 도움으로 일본의 흑백 TV를 선사받아 시골마을 사람들이 밤낮 없이 모여 시청을 하는 경이로운 사건이 되었다.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는 것은 상상의 세계와도 같았다. 보통 사람들의 생각에 비해 선진 문명은 상상을 초월해 앞서 가고 있었다.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 초반을 과학적으로 나노문명의 시대라고 한다. 원시문명에서농경...
이은세
로키 앞에 서면 2021.12.14 (화)
                                       끓는 피를 잠재우고                                       광활한 평원을 침묵으로                                       다스리는 그대                            ...
한부연
가을이 가는 길목 2021.12.10 (금)
별이 되는 그리움 하나 보낸다건드리면 눈물이 될가슴 하나 보낸다 그리 곱던 단풍떨어져 낙엽이 되는차가운 비에 젖어 앓는가을이 가는길목 외로운 것들 끼리끼리 모여눈물이라 이름하고슬픈 사랑 하나 가슴에 묻는노을 저 멀리가을이 가는 길목젖은 단풍이 아리다.
강숙려
포도주와 노부부 2021.12.10 (금)
이제 남은 일은 기다림뿐이다. 그늘진 곳에 놓인 항아리 속 포도주는 지금 숙성 중이다.와인을 ‘병에 담긴 시(Wine is bottled poetry)’라고 말한 사람이 있다.어느 날 저녁, 포도주의 혼이 병 속에서 노래하더라/ 나는 알고 있나니 내게 생명을 주고 영혼을주려면/ 저 불타는 언덕배기에서 얼마나 많은 고통과 땀과/ 찌는 듯한 태양이 있어야 하는가를--- (샤를 보들레르)  올가을 14년생 포도나무 한 그루에서 많은 양의 레드 딜리셔스 품종의...
조정
야생 사과나무 2021.12.10 (금)
사과나무 한 그루가 언제부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갑자기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나무는 작고 발그레한 사과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었는데,미처 가을이 끝나기도 전에 까치밥 하나 없이 마른 가지 뿐입니다. 사과는 모두 어디로사라져 버린 것일까요. 수풀 가에 서 있던 키 큰 삼나무 밑동까지 잘려 나간 뒤사과나무 한 그루가 나타났습니다. 수풀에 자리해 쉽게 드러나지 않던 야생사과나무입니다. 가지에 매달려 노라발갛게...
강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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