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제10회 한카문학상 운문(시)부문 버금상
제10회 한카문학상 운문(시)부문 버금상
얼음이 풀리고
참았던 눈구름 봄비로 내린다
땅 속으로 흐르는 봄의 기운
분홍 햇살로 심하게 몸을 흔들며
새 생명을 맞고 있다
불덩이같은 울혈로 여름을 승화하고
무성한 잎들은 허상이 되어 몸을 숨겼다
이별하는 아쉬움에 슬슬 뿌려대는
짓궂은 자투리 겨울
다시 돌아올 그날을 위해
남겨 놓은 시린 풍경화는
행복했다고 착각한다
바람의 울음은 거세고
천지에 널부러진 한기는
눈 바람 비 바람 사이로
검푸른 하늘을 가르고 있다
심하게 몸살을 앓았을 겨울 나무들
애증의 세월을 삭이면서 마침내
봄빗소리에 놀라 이별을 예감한다
물 빛 하늘을 마시며 기지개 켜고
숨은 꽃눈에 손짓하며
기어이 빗장을 열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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