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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지 않음은 (초록비타민의 서러움 혹은 49)

권천학(權千鶴) 시인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7-10 16:56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시
끝없이 넘어지며
뜨겁게 일어서는 바다
 
우리가 닿아야 할 푸른 시간들이
거기에 모여 출렁이고 있다
 
높이 높이 솟아오르는 꿈도 잠재우고
끓어오르는 혈압도 끌어내리고
낮게 낮게 속사기며
때로는 불끈거리며,
 
절망할 줄도 알고
부서질 줄도 아는 바다
 
그러나 바다가 넘치지 않음은
언제나 가장 낮은 곳에
몸을 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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