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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세우기에 나선 중국계·인도계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5-13 15:11

권민수 편집장의 캐나다 브리핑(15)

Noisy absent & Bamboo ceiling

최근 BC주정부는 소수민족 역사 바로세우기에 나선 듯 하다. 주정부 지원으로 중국계는 BC주내 중국계 초기 이민자의 유물도감을 만들고 있고, 이번에 주의사당에는 캐나다와 인도계의 역사적 접점과 기여를 강조한 전시물이 펼쳐졌다.

이러한 활동이 BC주 사회에 주는 기본적인 메시지는 중국계나 인도계는 “주류사회만큼이나 오래된 이웃”이란 점과 “그만큼 커뮤니티에도 기여했다”는 것이다.

부러운 일이지만, 한인사히는 이러한 자기 이미지 생성 단계이 도달하지 못했다. 정치적 역량을 발휘하기에는 일단 한인은 유권자 숫자도 적고, 정치에 관심은 최근 높아진 듯 하지만 이해도는 아직 낮은 대외적으로는 고요한 집단이다. 아직은 생계·정착이 우선 순위인 1세대 비율이 높다.

제작년 연아 마틴 상원의원은 한인 커뮤니티의 성장을 막는 요인이 ‘요란한 부재(Noisy absent)’와  ‘뱀부실링(bamboo ceiling)’이라고 했다. 내외의 문제를 지적한 발언이다. 요란한 부재란 같은 민족 커뮤니티에서는 시끄러운 것 같지만, 우리도 그 일원인 캐나다 사회에서는 발언권을 갖지못하는 현상을 짚은 말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침묵하는 자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캐나다공영방송 CBC는 캐나다의 현재와 미래를 다루는 시리즈 보도물인 “생존이냐 번영이냐(Surviving or thriving)”에서 한국의 ‘삼포세대’ 같은 캐나다 젊은 층을 분석했다. 젊은 층의 문제점으로 “정치에 관심이 없어 이들을 대변하는 정책이 부족하다”는 전문가의 진단이 등장했다. 이 진단은 젊은 세대 뿐만 아니라 정치에 무심한 소수민족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요란한 부재를 극복하려면 뱀부실링 돌파가 요구된다. 아시아계라서 그 역량을 얕잡아보여 올라가려 할 때 가로막는 장벽이 뱀부실링이다. 중국계는 테레사 와트 다문화장관이, 인도계는 암릭 버크 기술장관이 이 뱀부실링을 넘어서서 역사 바로세우기를 커뮤니티에 선사하고 있다.

실은 뱀부실링을 넘었다고 정치인 앞에 순탄한 길이 펼쳐지지 않는다. 캐나다 유권자는 조용하고 점잖은 집단이 아니며 날카로운 비판으로 체면을 난도질하고 아우성을 치며 감정적인 부분을 자극하기도 한다. 

중국계 역사와 사회 기여를 캐나다 사회에 알려 뿌리 깊은 이웃으로 인정받자는 중국계의 숙제를 와트 장관이 처리한 과정을 보면 처음에는 대실패였다. 2년전 관련 회의를 중국계 인사만 모아 진행했다가 상당한 비판·비난에 직면했다. 결국 캐나다인도 참여하고, 후대 대상 역사교육 방법도 함께 논의하는 형식으로 바꾼 후 이제 성과를 하나씩 소개하는 상태다.

중국계·인도계 역사만 볼 때 “우리도 캐나다인”이라는 커뮤니티 공동의 과제는 이미 근 100년전 참정권 운동과 함께 작성돼, 보편적 시민권 확보라는 초기의 목표를 달성했다. 이제는 캐나다 사회 속의 민족 커뮤니티라는 자각이 실제적 사회 변화와 운영에 참여하는 단계까지 성숙됐다.

이번의 역사 바로세우기 활동은 “우리도 캐나다인"이라는 초기의 과제 앞에 ‘역사에 기여도 높은’ 캐나다인이라는 수식어를 더 붙인 듯 싶다.  한국계·한인은 이제 첫 세대가 50~60년 살아온 밴쿠버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는지..... 아직 요란한 부재 상태로 보인다. 




<▲ 중국인의 역사, BC주에서 가장 큰 공립 박물관으로... 테레사 와트(좌측 끝) BC다문화 장관이 BC왕립박물관에 개설된 골드러시 전시관 앞에 관계자와 서 있다. 골드러시관에는 중국계의 유물도 다수 전시됐다. 글=권민수 기자 사진 제공=BC주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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