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숙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해 저문 골목 어귀
어느 사람의 하루가 천천히 닫힌다
생(生)을 실은 버스 한 대
낯선 정류장에 멈추고
모래시계의 마지막 알갱이를 따라
앞좌석의 누군가가
문 쪽으로 걸어 나간다
나는 여직
흘러내리는 시간을 바라보며
가라앉은 시간의 틈을 더듬어 본다
오래된 햇살 같은 이름 하나
젖은 이불 깃에 스며든
바람의 온도
창밖의 어둠 속으로
사람들은 하나둘 그림자를 거두고
나는 묵묵히
남은 모래알을 세고 있다
어쩌면 이 기다림은
빛 한 줄기 되어
고향집으로 되돌아가는 것
버스 문이 열릴 때마다
혼불 하나
닳고 닳은 문지방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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