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욱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땡스 어 라떼. (Thanks - A - Latte! )“
내가 주문한 음료가 담긴 컵 앞면에 직접 펜으로 쓴 문구와 아래에는 스마일 이모티콘이 그려져 있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아주 새롭고, 특별한 느낌을 받았다. ‘이게 뭐지?’ 하면서 처음에 이것이 무슨 뜻일까, 어떤 특별한 의미가 담긴 걸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청 고맙다 (Thanks a lot)’ 는 말을 라떼음료에 빗대어 유머적으로 표현한 말 같기도 하고, 내가 라떼 음료를 시켜서 감사하다는 말 같기도 했다. 어쨌든 커피를 마시면서 기분이 좋아졌고, 그 날은 상쾌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가끔씩 스타벅스에서 커피나 음료를 시키면, 주문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손수 펜으로 쓴 ‘한마디 말’이 적힌 컵에 담아 건네준다.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처럼, 나를 잘 아는 지인(知人)인 것처럼 대하는 느낌이다. 고객에 대한 서비스라고 하지만, 그런 서비스를 받는 입장에서는 뭔가 특별한 대접을 받는 것같고,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들뜨게 한다. 이처럼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 날 하루를 즐겁게 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매일 아침 출근 길에 내가 타는 175번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는 사람들이 버스에 탈 때마다 웃는 얼굴로 “안녕하세요? (Hello)” 라고 항상 인사를 건넨다. 인사를 받으면, 나도 따라서 “좋은 아침입니다.” 인사를 건네게 된다. 그냥 인사만 주고 받았는 데도 기분이 좋아지고 분위기가 밝아진다. 내릴 때는 항상 “감사합니다 (Thank you)” 라고 이야기 하면, 기사 아저씨는 “좋은 하루 되세요.” 라고 답한다. 이렇게 오고 가는 한마디 말이 기분을 들뜨게 하고, 마음을 기쁘게 하고, 따뜻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어떤 유튜브에서 캐나다에서는 대부분 사람들이 버스에서 내리면서 운전기사 아저씨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모습이 한국과는 다른 일상적인 면이라고 소개했던 영상이 기억이 난다.
요즘엔 말로 하는 말 한마디 뿐만 아니라 휴대폰 메시지에서 이모티 콘으로 감정을 표현하거나 답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방과 대화에서 센스있게 답변하거나 내 느낌을 잘 전달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런 내게 일상에서 이메일이나 휴대폰 메시지의 말미에 꼭 적는 한마디 말이 있다. 내가 해야 할 이야기를 다 마친 후에 항상 마지막에 적는 문구는 다음과 같이 끝맺는다.
“그럼, 좋은 하루 되시구요.”
습관적으로 쓰는 것일 수 있지만, 그 한마디 말을 적는 나도, 그 한마디 말을 읽는 상대방도 기쁜 마음과 기분 좋은 하루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한다. 그러면, 항상 상대편으로 부터 보내오는 답장 메시지에도 똑같이 “좋은 하루 되세요” 하는 말이 메아리처럼 되돌아온다. 내가 보낸 긍정적인 기운과 마음이 그대로 전파된 느낌이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라는 속담이 있다.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이다. 따뜻한 말 한마디, 정겨운 말 한마디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기쁨을 주고, 행복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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