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남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여보게
글을 읽었네
그토록 바른 시간을 꽃처럼 살려는데
무슨 일이 벌어 지는지도 모르는
하루 끝 저녁 시간은 낙엽 같다고
찌르는 글귀가 채찍 같더군
억울해서 눈 자위 붉어지는 저녁
옵티머스 시험지에 물드는
걱정스런 붉은 색깔처럼
충혈된 걱정들이 여기 또 저기
틈틈이 써 놓고 잊어버리는
매일매일의 하소연 이랄까
여보게
읽다가 말았네
내가 글귀의 언저리에서 헤매고
그 깊이를 짚을 수 없다면
식은 열정처럼 남는 게 없더군
그러나 무엇보다
누가 더 허기 져 힘들어 했을까
책 속의 글들이 나를 넘어 뜨리더군
여보게
책장을 덮었네
쓴 이와 읽는 이의 엇갈린 깊이가
발각될까 ... 발각 되면...
되지 않기를 숨어서 보며
부끄러운 걱정 속에
책장을 덮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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