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만큼 안정된 교민사회 보기 힘들어”

▲총영사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자가 묻는 답변에 정병원 총영사가 답하며 웃고있다. (사진=손상호 기자)
1969년 11월 6일 장재용
(2014년 별세)
전 스페인 대사가 1대 밴쿠버 총영사로 임명 받고,
3달 후인 70년 2월 13일 콜 하버 부근(1055
West Hastings St, Vancouver)에 총영사관이 캐나다 최초로 개설됐다.
그 이후 50년이 지난
2020년. 올해는 단지 총영사관 설립 50주년뿐만 아니라,
한인들의 캐나다 이민 역사 반세기를 기념하는 해라고 할 수 있다.
밴쿠버 한인 사회에 뜻깊은 2020년 경자년을 시작하는 1월 초,
밴쿠버 조선일보는 정병원 밴쿠버 총영사를 만나 한인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50주년을 맞이 특별 행사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연말연시를 맞이해 여러 행사에 참여하느라 굉장히 바빴을 것 같다는 안부 인사에 정병원 총영사는 “단체들이 워낙 준비를 잘해 주셔서 즐거운 마음으로 다녔습니다”라며 웃었다.
올해로 외교부 입부 30주년을 맞이한다는 정 총영사는 지난 2018년 10월에 부임하기 전까지 국립외교원 경력교수를 역임했고, 그 전엔 유럽, 아시아 등의 국가를 많이 거치면서 외교관 생활을 했다. 하지만 유난히 캐나다와는 인연이 없어, 캐나다 땅을 밟은 것은 이곳 총영사로 부임했던 1년 3개월 전이 처음이었다.
“외교적 표현이 아니라 밴쿠버 생활이 너무 좋아요.
공기 맑고,
자연도 너무 좋죠.
그리고 제가 사실은 달리기를 참 좋아하는데 밴쿠버만큼 뛰기 좋은 곳이 없는 것 같아요.
작년에도 하프마라톤을 두 번 완주했어요.
아직 자신이 없지만,
더 열심히 연습해서 올해는 마라톤 풀코스를 뛰고 싶습니다.”
정 총영사는 바쁜 스케줄을 소화할 수 있었던 비결도 달리기에 있다며,
육체적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아주 좋은 운동이라면서 ‘달리기 예찬론’을 이어갔다.
그리고 그는 한인 커뮤니티도 함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병원 총영사가 밴쿠버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했던 지난 2019년은 밴쿠버 한인사회에 긍정적인 일이 많았던 한 해였다.
밴쿠버 한인회가 정상화되면서 활발한 활동을 시작했고,
캐나다 역사 최초로 넬리 신이 한인 하원의원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이에 많은 한인들은 정 총영사가 열심히 뛰어준 덕분에 좋은 일이 많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그는 “제가 한 일은 별로 없지만 제가 부임한 이후 좋은 일들이 많아서 행운이죠”라며 멋쩍게 웃었다.
정 총영사는 한인 사회가 중심이 됐던 넬리 신 의원의 유세 운동을 지켜보며 많이 감동했고,
‘캐나다 내 한인 사회의 위상이 많이 올라가는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했다.
또한 총영사관 차원에서도 신 의원,
연아 마틴 상원 의원 등과 함께 한인 사회의 관심 사항을 직간접적으로 정부에 전달하고 실현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협력을 이어갈 것을 다시 한번 약속했다.
정 총영사는 30년간의 외교관 생활 동안 일본,
독일,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등을 거치며 여러 도시 한인 커뮤니티를 경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거쳐 간 많은 곳에서도 밴쿠버 한인 사회만큼 안정된 교민사회는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밴쿠버의 이민 역사가 오래됐고,
한인 부모님들의 높은 교육열 덕분에 이곳의 많은 2세들이 교육을 잘 받아서 정착을 잘했다고 생각해요.
저도 여기에 처음 와서 많은 한인이 여러 분야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또 밴쿠버는 유학생에게도 인기가 많은 곳이다 보니까 젊은 세대들이 유입이 잘되면서 젊음이 유지되는 건강한 사회이고,
앞으로의 가능성도 무한하다고 생각 들어요.
다양성을 존중하는 캐나다의 특성상 이민자들의 사회 진출이 다른 나라에 비해 용이하기도 하죠.”
총영사관은 올해로 개설 50주년을 맞이해 여러 가지 특별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는 행사는 바로 6월 말에 예정된 한국 문화행사다.
밴쿠버 다운타운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아트갤러리 광장에서 온종일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광장에서 한인 사회가 주최하는 행사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교민사회 역사도 반세기를 맞이한 만큼 이번 기회에 한인들의 캐나다 이민 역사를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여러 행사를 계획 중이에요. 특히 이번 한국 문화행사에서는 한인뿐만 아니라 현지 사회의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여러 아이디어를 구상하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는 6.25 한국전 70주년을 맞이하는 행사도 있으니 교민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지난 50년간 정 총영사 전까지18명의 외교관이 밴쿠버 총영사직을 거쳐 갔으며,
임기는 약 3년 정도였다.
이번 달로 1년 3개월 차를 맞이하는 정 총영사의 임기도 어떻게 보면 반을 지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임기 안에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한인들 간의 네트워킹은 제가 이곳에 오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입니다.
많은 한인들이 한꺼번에 모이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인회라는 우산 아래에서 각 분야의 사람들끼리 따로 모여서 유기적으로 연계되면 효과도 좋고,
만족도도 높을 거에요.
이들이 코리안 캐나다인으로서 소속감을 느끼고 사회에 진출해 네트워킹한다면 한인들끼리 유대감도 쌓을 수 있고,
결국 강한 교민 사회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면 무엇보다 후세에도 많은 도움이 되겠죠.”
마지막으로 외교부 입부 30주년을 맞이하는 감회에 대해 묻자 담담하게 소감을 전했다.
“외교관은 화려해 보일 수도 있지만 고된 직업이에요.
직업 특성상 여러 나라를 왔다 갔다 해야 해서 자녀 교육에서 어려운 점도 있었어요.
그러나 대한민국을 대표해 세계를 돌아다니면 다양한 사람과 문화를 대하는 것이 즐거울 뿐만 아니라,
본인 인생을 깊고 풍요롭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국제적 소양이 있는 학생들에게 이 직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정 총영사는 교민들에게 신년 인사도 잊지 않았다.
“경자년 복 많이 받으시고,
모든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올해는 총영사관 50주년일 뿐만 아니라 6·25전쟁 발발 70주년이어서 여러 행사가 있을 예정이니 많은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려요.
저희도 여러분이 참여했을 때 “아,
오길 잘했다”하는 행사를 준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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