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50명 자리 있고말고요”··· 사장님 3년만에 웃었다

한예나 기자 박지민 기자 오주비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04-18 10:41

757일만에 거리두기 풀린 첫날 식당들 칸막이 걷고 손님맞이

“오늘 ‘50명 단체 예약’을 받았어요. 거의 3년 만의 일입니다.”

18일 오후 1시 30분쯤 서울 종로구 청계천 주변의 한 호프집. 200여 석 규모인 이 가게를 운영하는 오모(63)씨는 들뜬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5시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년 1개월 만에 전면 해제했다. 카페와 식당 등의 사적 모임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날 본지가 만난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지역·업종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변화를 느낀다”며 기대하는 반응이 많았다. 오씨의 경우 이날 오전 “오늘 밤에 가겠다”며 10여 명 규모 단체 모임 예약 전화가 왔고, 다음 주 주말에 온다는 ‘50명 예약’도 들어왔다고 했다. 그는 “계속된 영업시간·인원 제한으로 임차료만 2억원 넘게 밀렸다”면서 “빨리 예전으로 돌아가 그동안 힘들었던 걸 보상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업시간 제한이 사라진 덕에 새벽 장사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며 직원을 새로 뽑고 있는 곳도 있었다. 서울 중구의 한 호프집은 오늘부터 2년 만에 새벽 3시까지 영업을 할 계획이다. 현재 2명인 주방장도 4명으로 늘리려고 모집 중이다. 인근의 다른 호프집 직원 이모(28)씨도 “최근 한 달 동안 직원을 30명 가까이 새로 뽑았지만, 아직 부족해 앞으로 10명 더 뽑을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 강남역 인근의 한 치킨집에서는 이날 오후 7시쯤 예약도 없이 10명이 회식을 하러 와 1시간 만에 20만원 매출을 올려줬다. 사장 정모(36)씨는 “방역 수칙이 풀리기 시작한 1~2주 전부터 손님이 늘었는데 거리 두기가 완전히 해제되자 더 많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2년여간 유지했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첫날인 18일 밤 서울 홍익대학교 앞 거리가 모처럼 젊은이들로 붐볐다. /이태경 기자
2년여간 유지했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첫날인 18일 밤 서울 홍익대학교 앞 거리가 모처럼 젊은이들로 붐볐다. /이태경 기자


서울 강남이나 이태원, 홍대같이 클럽이나 바, 유흥 주점 등이 많이 몰려 있는 곳들도 야간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이었다. 주요 고객이 젊은 층인 클럽들은 “거리 두기 해제 기념 이벤트를 진행한다” “우리 클럽은 365일 24시간 운영한다”는 글들을 잇따라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홍대 인근의 한 클럽 관계자는 “거리 두기 해제를 기념해 음료를 공짜로 나눠주는 이벤트도 열고 하루씩 교대로 출근하던 직원들도 오늘 모두 다 나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여행업체나 펜션 등 숙박 시설에서도 단체 여행이나 기업 워크숍 등을 위한 문의가 점차 늘고 있다. 경기도 가평군 대성리에서 12년째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변모(47)씨도 “어제 대학생 MT 관련 문의가 6~7통 들어오는 등 거리 두기 해제 소식이 알려진 뒤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대전의 한 중견기업은 오늘 사내에서 부서별로 단체 워크숍을 갈 경우 회사에서 일부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공지를 했다고 한다. 서울 강서구의 관광버스 대여업체에서 일하는 정모(55)씨도 “산악 동호회나 교회 모임 등에서 28인승 관광버스를 빌릴 수 있냐는 문의가 하루에 5건 넘게 들어오고 있다”며 “4월 주말 예약이 이미 꽉 차 있다”고 했다. 경기도에 있는 한 중학교는 코로나 2년간 야외 단체 활동을 한 번도 실시하지 않았는데, 다음 달 전교생이 서울 북촌과 경복궁, 경기 용인 민속촌이나 에버랜드 등으로 인원을 나눠 2년여 만에 체험 학습을 하기로 했다.

다만 거리 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도심 ‘택시 대란’을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밤늦게까지 모임을 갖는 사람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코로나 이후 택시 운전자는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재정난으로 현재 밤 12시인 지하철 막차 시간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했다. ‘최대 299명 집회·시위 제한’도 사라지면서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곳곳에서 집회가 잇따를 것이란 우려도 많다. 민주노총은 오는 30일 서울광장에서 약 5000명이 모이는 ‘세계노동절기념문화제’를 열겠다며 최근 서울시에 광장 사용 신청서를 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6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합장하고 있다./인수위사진기자단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8일 부처님오신날을...
이재명 전 경기지사와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조선일보 DB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오는 6월1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는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방역 상황 더 나아져야··· “당분간은 PCR유지”
한국 정부가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코로나19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항원검사로 대체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1일 노동절을 맞아 서울 도심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는 지난달 18일 집회 인원 제한이 풀린 이후 합법적으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 관련 검찰청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30일, 국회엔 육탄전과 원색적 비난이 난무했다. 국회 단상에 오른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국민의힘 반대에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24일 여야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 합의를 비판했다. 검수완박 합의안에 대해 국민의힘 홈페이지에 5000건이 넘는 의견이 올라오는 등 반발이 거세고 당내 이견이 분출하자 지도부...
비만 어린이 캠프에 참가해 살빼기 운동을 하는 아이들. /조선일보DB초등학교 3학년 민모(9)군은 최근 1년 동안 키가 129cm에서 135cm로 6cm 자라는 동안 체중은 30kg에서 39kg로 9kg나 늘었다....
757일만에 거리두기 풀린 첫날 식당들 칸막이 걷고 손님맞이
“오늘 ‘50명 단체 예약’을 받았어요. 거의 3년 만의 일입니다.”18일 오후 1시 30분쯤 서울 종로구 청계천 주변의 한 호프집. 200여 석 규모인 이 가게를 운영하는 오모(63)씨는 들뜬...
‘가평 계곡 살인’ 사건 용의자 이은해(31)씨와 공범 조현수(30)씨가 검찰의 공개수배가 내려진 뒤에도 태연히 은신처 인근 거리를 활보한 것으로 파악됐다.16일 인천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씨와 조씨는 이달 초 경기 고양시 덕양구 서울지하철 3호선 삼송역 인근을...
한국인 여성 4명이 타고 있던 SUV 차량. /호주 ABC 방송 화면호주에 머물던 20대 한국인 여성 4명이 퇴근길 교통사고로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이들은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지 몇 주...
11일 캐나다 몬트리올 모리스 리처드 아레나에서 열린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여자 계주에서 우승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금메달 수상을 하고 있다....
한국전서 팔·다리 잃고도 6·25 알리기 헌신
고(故) 윌리엄 웨버 미 육군 예비역 대령이 생전에 워싱턴DC의 6·25 전쟁 참전 용사 기념 공원에서 ‘19인 용사상’을 배경으로 촬영한 사진. 총을 잡은 두 손을 앞으로 비스듬하게 뻗은 군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추경호(62)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등 새 정부 장관 후보자 8명을 발표했다. 부동산 문제를 총괄하는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원희룡(58) 인수위 기획위원장이 깜짝 발탁됐고, 윤 당선인이 폐지를 공약한 여성가족부...
양육비 부담이 가장 큰 나라는 한국과 중국이라는 분석이 나왔다.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인 제퍼리스금융그룹(JEF)이 중국의 유와(Yuwa)인구연구소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1인당 국내총생산(GDP) 중 신생아부터 18세까지 아이를...
‘아이언 맨’ 임성재(24)가 경기 초반 네타를 잃었지만 이후 다섯타를 줄이는 뚝심으로 마스터스 한국인 최초 우승을 향해 진격했다.임성재는 10일 마스터스(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3라운드에서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 버디 5개로 1언더파 71타를...
쉬는 날 부모님을 도우러 고향집에 갔다가 강에 빠진 시민을 구조한 경찰관의 사연이 화제다.동해해경 5001함 소속 김은호 경사가 지난 2일 오후 6시 40분쯤 강원 원주시 부론면 주변에서...
朴 전 대통령 경호로 본 대통령 경호처의 세계
지난달 24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소주병이 날아들자 경호원들이 박 전 대통령을 몸으로 에워싸며 엄호하고 있다. 말총머리를 한 여성 경호원(왼쪽에서 둘째)은...
33년 채식 실천한 산 증인 비건빵집 ‘꽃사미로’ 최태석
부산에서 비건 빵집 ‘꽃피는 4월 밀익는 5월(꽃사미로)’을 운영하는 최태석 셰프가 매장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빵을 들고 섰다. 그는 “우유, 크림, 치즈, 버터 등 유제품이나 달걀을 넣지...
워크숍서 실용주의 강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현 정부에서 잘못한 것은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잘 판단하고, 현 정부가 한 일 중에서 계승할 것들을 잘 선별해 다음 정부까지 끌고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윤 당선인이 정권 초 국정 운영의 중심을 ‘문재인 뒤집기’에...
캐나다에 9대6으로 역전승··· 오늘 스위스와 금메달 대결
‘팀 킴’(강릉시청)이 한국 컬링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결승 진출이라는 역사를 썼다.‘팀 킴’ 멤버인 김경애, 김은정, 김초희, 김선영(왼쪽부터)이 27일 세계 여자컬링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캐나다의 ‘팀 아이나슨’에 역전승하자 기뻐하고 있다. 한국...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