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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강, 유장한 강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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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23-04-24 11:10

이상목 / 캐나다 한국문협 부회장
설핏한 산 촌의 밤, 소리 소문도 없이
立冬의 높은 담을 넘은 이 누구신가
동장군 검은 속내도 씻겨 내린 저 달빛

산이 내 게로 오는 小雪엔 강이 운다
유장한 강물마저 비수를 빼어 들고
미완성 한 줄 문장을 써 내리는 보우강

허투루 여울 물은 사람을 폄하하지
않는다 물소리에 숨겨진 산의 형체
살얼음 뼈 조각까지 순장 하는 매듭 달

철없는 눈이 내려 불면의 상처들을
덮지만 출렁이며 다시 첨벙 대는 날
급류로 휘 돌던 아픔 꽂 잠에게 바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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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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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목
설핏한 산 촌의 밤, 소리 소문도 없이立冬의 높은 담을 넘은 이 누구신가동장군 검은 속내도 씻겨 내린 저 달빛산이 내 게로 오는 小雪엔 강이 운다유장한 강물마저 비수를 빼어 들고미완성 한 줄 문장을 써 내리는 보우강허투루 여울 물은 사람을 폄하하지않는다 물소리에 숨겨진 산의 형체살얼음 뼈 조각까지 순장 하는 매듭 달철없는 눈이 내려 불면의 상처들을덮지만 출렁이며 다시 첨벙 대는 날급류로 휘 돌던 아픔 꽂 잠에게 바치리
이상목
인생의 변곡점에 힌지를 달아 놓고슬며시 겨울 산을 향하여 문을 열면낯 익은 상흔 하나가 폭설을 짜고 있다어딘가 엄동 속에 울리는 나무들의숨 고름 옹이처럼 힘들어 보이지만목 향이 첨가하는 맛 그 매력에 빠진다또다시 재 너머로 난장을 치는 바람해 오름 달 실속 없는 분주함 홰를 쳐도그렇게 스무 해 성상 눈물 꽃을 피웠다이방인 그에게서 조국은 무엇인가수 없이 그리워한 로키 태평양 넘어무른 곳 말려서 까지 피워내는 눈물 꽃
이상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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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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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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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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