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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젓대소리(箸聲)를 찾아서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9-11-08 00:00

"마음을 비우기에 대금소리만큼 좋은 것은 없죠"

예로부터 우리의 전통악기 소리 중에서 명상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리는 무엇일까? 바로 대나무에 구멍을 뚫어 소리를 내 ‘젓대소리(箸聲)’ 라고도 부르는 대금소리가 바로 그 것이다. 그만큼 대금소리는 은은하고 청아하여 사람의 마음을 평안하게 하고, 참선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소리다. 대나무로 만들어지는 대금은 그 곧은 자태만큼 불 때의 자세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단전호흡을 하듯 가부좌를 틀고 앉아 마음을 비우고 불어야 대금의 진정한 울림 즉, 젓대소리를 낼 수 있다.

이곳 밴쿠버에도 젓대소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대금 동아리’가 있다. 2007년, 오명근 선생에 의해 창단된 대금 동아리는 대금을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오 선생의 작은 아파트를 ‘사랑방’ 삼아 차 한잔 마시며 정감 있는 얘기도 함께 나눌 수 있다. “사람이 살다 보면 번뇌가 있게 마련인데, 연주를 하며 이런 번뇌를 없애고 마음을 비우기에 대금만큼 좋은 악기는 없습니다. 욕심이 많은 사람은 대금을 배울 수가 없죠”라고 말하는 오명근 선생. 그는 우리나라 중요무형문화재 대금산조 45호 이수자 이다.

대금 동아리에서는 대금뿐만 아니라, 소금, 단소 등의 한국의 전통 관악기를 모두 배울 수 있다. 어린 학생부터 노인까지 폭넓은 연령층으로 구성된 이 동아리는 일주일에 두 번(화, 토 오후 1시) 수업이 진행된다. 대금 위주로 수업이 이루어지는데, 궁중악에 사용되는 정악대금과 민속악에 사용되는 산조대금 두 가지로 나누어 배울 수 있다. 산조대금은 음이 높고 애절하며, 정악대금은 상대적으로 음이 낮고 청아한 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대금 동아리의 수업은 이론수업과 병행해 지공(指孔)에 손가락 놓는 방법, 국악의 5음계인 중림무황태 (仲林無潢汰) 소리내기 등으로 초보자를 위한 입문수업이 이루어진다. 이렇게 소리를 내는데 성공한 수강생들은 우리 동요 ‘오빠생각’, ‘반달’ 등과 외국 곡 ‘아 목동아’, ‘스와니 강’ 등을 배운 후, 우리 전통가요인 ‘삼포가는 길, ‘어디로 갈꺼나’, ‘칠갑산’ 등의 난이도 있는 곡을 배우게 된다. 어느 정도의 수준이 되면 민요곡을 중심으로 산조대금을 배우게 되고, 아울러 정악대금도 배우는데 이 때는 ‘서편제’, ‘어부바’ 등 정통 정악대금 연주를 익히게 된다.

수업은 개인지도로 이루어져 자신의 수준에 맞게 배울 수 있다. 대금의 소리를 내는 과정은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개 3회 정도의 레슨이 필요하고, 한 곡의 동요를 연주하는 데는 대략 2~3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그리고 10분 분량의 산조대금 곡을 악보 없이 능숙하게 연주하기 까지는 1년 여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밴쿠버에서는 대금을 구할 수가 없어 한국에서 공수(空輸)해 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곳의 모든 수업은 무료로 진행된다. 우리의 것을 이곳 밴쿠버에도 계승, 발전시키고 싶어하는 오명근 선생의 대금 산조 이수자로써의 철학과 장인정신 때문이다. 이렇듯 서로 욕심 없이 모여 금전적인 부분이 배제된 순수한 동아리이기 때문에 진정한 대금소리를 찾기에 더 없이 좋은 모임이다. 아직은 창단된 지 오래 되지 않아 수강생 중에 독립적으로 연주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은 없지만, 어느 정도의 수준이 되는 수강생이 배출되면 오명근 선생과 함께 한인 문화의 날을 포함한 여러 밴쿠버 문화행사 등에 초빙되거나, 한국전통음악 콘서트 등에 게스트 연주자로 청빙되어 연주를 하게 된다. 올해로 창단 2년째인 대금 동아리의 바램은 이 모임이 한인 사회에 많이 알려져, 다가오는 겨울에 우울증이나 그 밖의 문제들로 힘들어 할 한인들에게 우리의 젓대소리로 위안과 치유를 하는 모임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 오명근 선생은?
1943년 생인 오명근 선생은 명지고등학교 국악반에서 대금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하여, 대금산조 인간문화재 죽사(竹史) 고 한범수(韓範洙, 19911~1984) 선생에게 사사 후, 현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대금주자 김진성씨에게 정통 정악대금을 사사 받았다. 그 후 대금산조의 최고 명인 죽향(竹鄕) 이생강(李生剛, 중요무형문화재45호) 선생에게 20여 년간 사사 후, 1999년 중요무형문화재 대금산조 45호 이수자로 지정 되었다.

문의 778-899-2816

서영길 인턴기자  younggils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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