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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하루를 다독인다 2024.02.12 (월)
한부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하늘에 먹구름 한 점이 맘에 짙게 내린 어스름 같아바람이여 가져가라 했는데바람이 더디 온다고 구름은들먹들먹 울고 있다홀로 쏟는 속 울음이그리 쉬이 강이 되어 흐를 수 없어언젠가 올 바람을 기다리며두 손 모아 축축한 무릎그렁그렁 눈물로 씻는다마음에 창...
[기고] 달하고 나하고 2023.07.24 (월)
한부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무던하기로달만한 이가 있을까둥글게 살려거든하려고 애쓰지 말고 듣기만 하라네바라보다 멍드는 것이 사랑이라고핏물 고여 응어리진 한으로네 마음에 빛 들기를 조아리다삭아지는 동그라미하루가 일그러졌다고 슬퍼하지 말자가슴이 빠개질 즈음 태양이...
[기고] 잠 못 드는 이유 2023.02.21 (화)
한부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살 껍질 비집고수천 마리 두더지가 소풍을 한다열 손가락 써래질로 밤은 꺾이고들쑤신 탑세기*에 벌건 꽈리 꽃 피었다아프면 퍽퍽 울고나 말지삶 속에 얼기 설기 열 꽃 물집타인과 나 사이 시소를 타고허공만 빠꼼대는 물고기하늘로 오르려만 말고두 발 땅에 있을...
[기고] 발자국에 귀 기울이면 2022.11.28 (월)
한부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옥양목 숫 눈 길에걸쭉한 이야기 포개 진다맨발을 가지런히 부려 놓은비둘기의 시린 이야기와꽃무늬 천방지축 흩어 놓은강아지의 속 없는 이야기그 옆을 따라나선 또 하나시름에 눌린 신발의 문양만 찍어 놓고내 것이라 우기는 헛헛한 얘기들직립하지 못한 나의...
[기고] 한여름 불 볕 전쟁 2022.08.08 (월)
한부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해님이 뿔나온 세상 불났다꼼짝 마라곰 퇴치 법 전령이 내려지고치솟던 미루나무어깨 축 늘이고 죽은 시늉이다촐랑대던 너른 들판납작 엎드려 자는 척이다옆집 멍멍이긴 혀 빼 내밀고 숨 넘어 간다나 혼자눈망울만 굴려 보초 서고 있다아 미처 피하지 못한 한...
[기고] 봄 비는 온종일 2022.06.08 (수)
한부연 / 캐나다 한국 문협 회원
그리워그리워서보채는구나일어나라일어나라두드리는구나나가지도들지도 못하고 나는보고 싶다 보고 싶다허공을 붙잡고칭얼대는구나봄 비는 온종일그리워그리워서….
[기고] 파도는 지금 2022.02.22 (화)
한부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파도는 지금청소하는 중문명의 배설물에 백태 낀 백사장어미 소가 걸어 나와날름날름 태막을 걷어낸다조각하는 중세월의 앙금 갯바위망치든 석공이 걸터앉아툭툭 땀방울로 가슴을 벼린다성형 수술 중세파 골에 낡은 얼굴하얀 거품 물은 의사가 부릅뜨고박박...
[기고] 로키 앞에 서면 2021.12.14 (화)
한부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끓는 피를 잠재우고                                       광활한 평원을 침묵으로   ...
한부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너는 밤새온몸을 갈아 낮을 준비하고창가에 앉아 백지 위에무어라 무어라 쓰고는땅의 것은 다 두고 가볍게하늘나라로 이사했구나백지 위의 소복한 깨알들이땅에 떨어져 생명으로 돋아꽃이 되었구나너는 꽃 속에서 다시무어라...
[기고] 봄비 2021.05.25 (화)
한부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겨울을 거두려는 맹렬한 이 힘 땅을 열으려 혼신을 다해 흘리는 노동의 이 땀방울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환희의 이 눈물은 풍성한 가을걷이에 약속의 새끼손가락을 건다 봄비는 지금 세상을 갈아엎고 있다 어둠에서 빛으로...
[기고] 눈 오는 날 2021.02.22 (월)
한부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하늘도 외로워서회색으로 낮게 내려앉는 날창가에 그리움이 와서 걸린다 지친 눈망울이나뭇가지에 애절할 때나무는 그 마음 받아 안고기다림이라 쓴다 말은 없어도 흰 눈이 다가와젖은 마음을 위로로 덮는다 춥고 쓸쓸한...
[기고] 늦가을 햇살의 전언 2020.11.23 (월)
늦가을 햇살의 전언한부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유순하게 남은 볕들의 응시로 로키의 침묵은 깊어지고 목마른 갈색으로 무너지다 무너지다 알몸으로 맞서는 나무들   그렁해지는...
[기고] 흐르는 강물 이여 2020.08.31 (월)
한부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흐르는 저 강물 어디쯤                내 몸 스쳐 간 방울 있겠지                                주저앉아 썩느니, 알면서도    ...
[기고] 나무의 독백 (2) 2020.01.27 (월)
소담 한부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바람은 나 더러 걸으라 했지             걷는 대신 난 춤으로 답했지  ...
[기고] 내리사랑 로키 2019.06.10 (월)
한부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하늘을 이고서            바위는 내려가자네            엎드린 작은 생명             푸른 물 옥 물은 입술로            담상담상...
[기고] 오는 세월 2019.02.06 (수)
한부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돌을 넘겨도 삭이던 때는바위를 삼키고 싶었지오늘 용기 내어 하나를 버린다바람을 가르며 뛰어도머뭇거리던 시간 속에선날개를 갈망했지또 하나 용감하게아픈 어금니로 버린다쏟아 붓던 태양도 지쳐 가는가비스듬히 지평선 위에 눕는다처마에 빗물 떨굴 겨를도...
[기고] 은하의 강 2018.07.16 (월)
한부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소쩍새 유난히 울어          은하 강이 아프던 그 날 밤          아버지는          급히 저 강을 건너가셨다          열 살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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