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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발을 다녀와서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4-07-20 00:00

금주의 공연


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발을 다녀와서

그 동안 말로만 듣던 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발을 올해 비로소 직접 경험한 필자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밴쿠버 재즈 페스티발과는 양과 질 그리고 사회적 기능성 모든 면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발은 연주자, 운영진 그리고 관객 등 모두가 하나가 되는 그야말로 축제이며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재즈행사로 인정 받기에 이의가 전혀 없다.

행사에 참석한 연주자들의 수준은 그들이 유명 연주자이건 아니건, 그들의 음악적 질은 모두 세계 정상급임이 틀림 없었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이들은 6월 30일부터 7월 11일까지 정오부터 자정까지 약 30곳이 넘는 장소에서 자신이 닦은 기량을 선 보였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그들로부터 자극 받고 나 자신을 채찍질 하는 기회가 됐다. 그들의 연주를 어떻게 글로 내가 함부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한마디로 그들은 최고였다.

행사의 리더들과 자원 봉사자들은 마치 톱니바퀴가 돌아가는 것처럼 25번째 행사를 잘 운영했다. 수 많은 공연들은 몬트리올 시내의 거대한 Place des arts광장과 그 주위에서 벌어졌고 공연장소 역시 20미터마다 있어 혼잡하고 어지러운 분위기가 되기 쉬웠다. 그럼에도 능숙한 운영으로 모든 공연들이 정시에 시작됐고 순서 또한 관객들이 즐기기 편하도록 합리적으로 짜였다. 행사 정보센터와 관객이 필요한 정보들이 시내 곳곳에 있어 행사를 즐기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몬트리올의 관객은 축제의 또 다른 연주자였다. 대부분 무대 위의 공연만이 공연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매우 2차원적인 생각이다. 공연은 3차원 공간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이것의 성패는 바로 제 3의 연주자인 관객에게 있다. 오늘 하루 필자는 광장 안에서만 약 1만 명 이상의 관객을 만났다. 이들이 몬트리올 사람이든 외부 사람이든 축제를 즐기려는 노력과 환호는 대단히 정열적이고 매력적이었다. 필자는 광장 안 수많은 정열적인 연주자들을 잊을 수 없고 그들은 오늘 Place des arts 광장의 진정한 주인들이다.

끝으로 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벌이 갖는 기능성을 이야기하자. 알다시피 몬트리올은 역사적으로 불란서계와 영국계 캐나다인들의 대립이 매우 심한 도시다. 과거 트루도 정권 때는 이 곳에 계엄령이 선포됐을 정도니 갈등의 심각성은 말하지 않아도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25년간 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벌을 통해 커다란 변화를 알 수 있다. 불어권(Francophone)과 영어권(Anglophone) 사람들의 갈등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재즈 페스티벌 행사는 몬트리올에서 단순히 놀고 즐기는 행사가 아니다. 이것은 몬트리올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재즈라는 매개체로 모든 인종을 몬트리올로 끌어들여 갈등을 줄여주는, 보이지 않는 큰 사회적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필자는 오늘 처음 몬트리올을 경험했다. 아름다운 거리 풍경과 유럽식 복고풍 건물, 친절하고 유머있는 상인들, 개성 강한 시민들 등 모든 것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연주자, 운영진 그리고 관객들이 하나 되어 재즈 페스티발을 진정한 축제로 만드는 모습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밴쿠버 재즈 페스티발이 발전하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때가 되면 예전 그대로 하는 기계적인 행사에서 벗어나야 한다. 특정 인종만이 즐기는 행사가 아닌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운영진과 시민 그리고 주정부가 서로 노력해야 한다. 또한 행사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기능성이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하는지 우리는 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발을 통해 크게 배워야 한다.

<이상준 / 음악인 jlee20@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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