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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지옥 된 축구장··· 인도네시아에서 최소 125명 압사

김나영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10-02 15:52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에서 1일(현지 시각) 밤 열린 축구 경기에서 현지 경찰이 팬들의 난동을 진압하며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해 최소 125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쳤다고 영국 BBC와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 매체들이 2일 전했다.

이날 자바주 말랑의 칸주루한 구장에선 아르마FC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의 리가1(인도네시아 프로 축구 1부 리그) 경기가 펼쳐졌다. 자바 지역 라이벌인 두 팀의 맞대결은 ‘수퍼 이스트 자바 더비’라 불릴 정도로 인기인데, 아르마는 2대3으로 수라바야에 무릎을 꿇었다.

23년 만에 홈구장에서 라이벌 수라바야에 패하자 3000여 아르마 팬이 선수와 팀 관계자에게 항의하기 위해 경기장에 뛰어들었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경찰은 팬들이 선수들을 따라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이에 놀란 수 백명이 한꺼번에 출구 쪽으로 달려다가 뒤엉키면서 참사가 일어났다. 11명의 중상자를 포함, 부상자가 많이 나와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인도네시아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사건이 발생한 자바 지역은 수도 자카르타 등 교민이 많이 사는 지역과는 떨어져 있어 교민 피해는 접수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1부 리그가 18팀으로 운영되는 인도네시아 리그는 팬들의 광적인 응원 문화로 악명이 높다. 현지 언론은 “축구팀 팬클럽에 가입하기 위해선 함성을 지르고 정신 교육을 받는 등 응원 훈련을 따로 받아야 하는데 군대를 연상시킬 정도로 훈련 강도가 높다”고 전했다.

그동안 인도네시아의 축구 경기장에선 응원단끼리 충돌해 유혈 사태가 벌어지는 일이 잦았다. 2016년엔 프르시자 자카르타와 프르시자 반둥의 라이벌전이 과열되자 두 팀의 경기를 중립 지역에서 치르기로 했다. 이때 각각 버스를 빌려 타고 경기장으로 향하던 양 팀 팬들이 고속도로에서 만나 패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CNN은 “리그가 시작된 1994년 이래 인도네시아에서 축구 응원과 관련해 사망한 사람은 이번 압사 사건이 벌어지기 전까지 78명에 달했다”고 전했다. 1만8200여 섬으로 이뤄진 다민족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그동안 민족·지역 간 갈등을 축구로 표출하면서 자주 충돌이 일어났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이번 사태로 리그를 일주일간 중단하고 진상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참사는 1964년 페루 리마에서 열린 페루와 아르헨티나의 도쿄올림픽 예선전에서 328명이 숨진 사고에 이어 역대 둘째로 많은 사망자가 나온 축구장 사고로 기록됐다. 당시에도 판정에 흥분한 관중이 경기장으로 몰려들자 경찰이 최루탄을 쐈고, 도망가던 팬들이 넘어지면서 참사가 일어났다. 최근에는 지난 1월 카메룬 야운데에서 열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16강전에서 카메룬이 코모로에 2대1로 승리해 8강에 오르자 흥분한 팬들이 경기장으로 몰려들어 6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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