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풀어쓰는 뉴스] 주류면허 제도를 갑자기 바꾼 까닭은?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2-10 12:59

BC주 주류면허 규정 개정과 리오 극장
BC주정부는 9일 주류면허에 유연성을 불어넣겠다며, 현재 주류면허를 보유한 공연장이 영화나 유료방송물을 상영할 수 있게 허용했다. 단 상영 중에는 주류를 판매할 수 없고 상영 전후에만 팔 수 있다는 단서가 달렸다. 이 개정 내용은 9일부터 즉각 적용된다.

캐나다의 주마다 따로 있는 주류면허법은 상당한 복잡성을 갖고 있다. 한국이나 미국과 달리 캐나다에서는 주류가 주정부 전매 상품으로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이기 때문에 유통과정부터 까다롭게 관리된다. 여기에 주류판매 제도 속에는 음주를 권장하지 않는다는 발상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판매상은 규정을 숙지하지 않으면 단속을 당해 적지 않은 손해를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BC주정부가 9일 발표한 주류면허법에 유연성을 더하겠다는 발표 제목은 주류면허의 복잡한 구조를 아는 이들에게는 환영할만한 발표로 보인다. 그러나 개정 내용을 보면 대다수 주류판매 업체에는 해당 사항이 없는 내용이다.

밴쿠버 시내에는 리오 극장(Rio Theatre)이라는 1938년대 지어진 극장이 있다. 객석 445석의 이 극장은 2008년에 새 주인을 만나면서 무대장치와 3D영사기기를 갖추게 됐다. 그러나 이런 투자를 관객이 받쳐주지 못했다. 극장 재정상태가 바닥을 보이자 소유주인 코린 리어(Lea)씨는 라이브쇼나 영상물을 상영하며 주류를 판매해 어려움을 이겨보기로 하고 BC주 공공안전및 법무부 산하 주류감독및면허청(LCLB)에 주류면허를 신청했다.

올해 1월 면허가 나오기는 했지만, 공무원들은 극장이 수용할 수 없는 특이한 조건을 하나 붙였다. 주류판매 면허에 “허가를 받은 시설 내 영화상영 또는 어떠한 영상물도 상영할 수 없다”는 조건이 달려나온 것이다. 이 조건대로라면 영화관은 무용지물이 된다. 술집으로서 기능 밖에는 할 수 없는 것이다.

재판부를 통해 법에 호소하거나 여론에 호소하는 두 가지 방법 중에 극장 주인은 지역사회 정치인들에게 호소해 여론을 일으켰다. 밴쿠버 주의원과 시의원들에게 사정을 설명했고, 급기야는 캐나다 전국 방송과 신문에 보도됐다.

BC주정부의 주류면허 발급은 탁상행정의 표본이자 불합리한 규제의 상징으로 부각됐다. 극장주는 경기가 어려운 시점에 자기 돈을 잃어가며 사업을 살리려는 인물로 비치면서 여론이 비등했다.

9일 주정부의 발표는 이런 여론에 대한 부분적인 순응이라고 할 수 있다. 주정부는 개정 내용 중에 면허 보유 공연장에 주중 주류판매 날짜와 시간을 정해서 LCLB의 승인을 받으면, 이 시간 외에는 영상물 상영을 허용한다고 했다.

그러나 극장주가 바라는 대로 영화관람과 음주를 동시 허용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2차전을 치를 가능성이 다분히 보인다.

이 가운데 BC주정부는 “좀 더 유연성있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추가 발표 가능성을 내세우며 여론의 눈치를 보고 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관련 기사 목록
[아무튼, 주말]
[김아진 기자의 밀당]
독보적 소리꾼 이자람
'노인과 바다'를 판소리로
"난 아직도 소리와 밀당 중"
이자람은 다섯 살 때 아빠가 만든 곡 ‘내 이름(예솔아)’으로 데뷔했다. 열 살 때 판소리를 만났으니 40년간 노래를 쥐고 살았다. 인디 음악도 하고 뮤지컬 배우도 하고 예술 감독으로도...
자산 늘었지만··· 소득 1달러당 1.76달러 빚
고금리 장기화에··· 모기지 상환 부담 역대급
올 1분기 캐나다 가구의 소득 대비 부채가 이전 분기에 비해 다소 감소하긴 했지만, 부채 상환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잊지 못할 여름 만들 낭만 가득한 7월 밴쿠버 축제들
내리쬐는 햇빛이 여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껴주게 하고 있다. 무료한 일상 속 여름 한 방울 입힌 청량한 이벤트를 찾고 있었을 당신에게 오는 7월 광역 밴쿠버 곳곳에서 열리는 여름...
이탈리아 풀리아 정상회담서 합의
13일 이탈리아 동남부 풀리아의 보르고 에냐치아 리조트에서 개막한 G7 정상회담에서 저스틴 트뤼도 총리를 비롯한 G7 정상들이 G7과 EU에 묶여 있는 러시아의 동결 자산을 이용해...
영양소별 먹으면 좋은 시간대
헬스조선 DB직장인 A씨는 매일 영양제를 먹는다. 하루는 일과 중에 영양제 먹는 것을 깜빡해 자기 직전에 복용했는데, 유독 잠들기가 어려웠다. 진통제를 사러 약국에 간 김에 약사에게...
바이든 취임 이후 미국 호감도 14%p 상승
중국 호감도는 2020년 이후 10%대 유지
캐나다인의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반등한 반면, 중국 호감도는 역대 최악 수준을 유지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기관 앵거스리드(Angus Reid)가...
긱워커 처우 대폭 개선··· 최저시급 20.88불
우버 “비용 증가로 긱워커·식당·고객 모두 타격”
BC주가 우버 운전자와 배달 근로자 등 ‘긱워커(gig worker)’의 최저시급을 보장하는 캐나다 최초의 주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우버 측은 BC주의 새로운 규정이 불합리하다며 반발하고...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국내 4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 70세 이상 노인 2명 중 1명이 앓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사망률도 높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2020년 전 세계 사망원인 3위를...
[장수의학자 박상철의 노화혁명]
경남 함양군 마천면 금계마을 들깨밭에서 노부부가 가을걷이를 하고 있다. /함양군지난 20년 이상 전국적으로 1000여 명에 가까운 백세인과 그 가족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가치를 깨닫게...
원하는 숙소 선택 가능··· 전자송금으로 지원금 수령
브루스 랄스턴 BC 산림부 장관/ BC Government Flickr BC주가 산불로 갈 곳을 잃은 이재민들에게 매일 200달러의 숙박료를 지원할 계획이다.   12일 브루스 랄스턴 BC 산림부 장관은 “최근...
‘배구공’ 크기의 바위가 차량 유리창 강타
지난주 사고가 발생했던 버나비 1번 하이웨이 모습 / 구글맵 캡처 지난주 버나비 1번 하이웨이에서 바위가 주행 중인 차량을 강타한 사고의 운전자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로크 써리 시장 “써리 시경 전환 결정 받아들일 것”
11월부터 SPS 출범··· 주정부의 지원 규모 여부 촉각
브렌다 로크 써리 시장(왼쪽)이 끝내 SPS 전환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약 2년 동안 지지부진하게 이어졌던 써리 시경(Surrey Police Service, SPS) 논란이 결국 마무리되는 것으로...
나이 들수록 줄어드는 단백질
치매·당뇨·고혈압 위험 높여
나이 들수록 엉덩이 살이 빠져 바짓단이 길어지고, 손 아귀 힘이 약해져 병뚜껑 따기도 버거워진다. 이는 노화로 인해 에너지 저장소인 근육이 빠지기 때문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BC 북부 포트넬슨 산불도 비 덕에 ‘소강상태’
스노우팩 적설량 여전히 낮은 수준··· 안심 일러
9일 BC산불관리국 소속 요원이 포트넬슨 인근에서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BC Wildfire Service  지난해 역대 최악의 산불 피해를 경험했던 BC주가 작년과 비교했을 때 아직은 조용한 산불...
금요일 파업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 도달
국경 혼란 위기 넘긴 듯··· 비준 절차 남아
국경관리청(CBSA)의 노사 협상이 파업을 사흘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됐다.   국경관리청 소속 직원들의 교섭을 담당하는 캐나다 공공서비스연대(PSAC)는 11일 성명을 통해, 노사 협상이...
애플이 아이폰에 공식 ‘통화 녹음’ 기능을 도입한다. 애플은 상대방 동의 없이 통화를 녹음하는게 불법인 미국법에 따라, 2007년 아이폰을 출시한 후 ‘통화 녹음’ 기능을 철저하게...
BC 주민 36% “다른 주 이주 심각하게 고려”
젊을수록 이탈··· 가장 큰 문제는 생활비·주거난
주택난과 생활비 상승으로 인한 BC 주민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주(州)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앵거스리드(Angus Reid) 연구소가 1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36%의 BC...
"1980년대부터 범행···피해자 1명 이상"
변호인 "모든 혐의 전면 부인"
자동차 부품 업체 ‘매그나’(Magna)의 설립자인 억만장자 프랭크 스트로나크(91) / Wikimedia캐나다 정부로부터 국민훈장(Order of Canada)을 받았던 90대 억만장자가 지난 40여 년간 성폭행을...
콜하버에서 수상비행기와 보트가 충돌하는 모습 / CBC 영상 캡처 밴쿠버 콜하버에서 수상비행기와 보트가 충돌해 2명이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밴쿠버시경(VPD)에 따르면 지난 8일...
공항에서 수화물을 쉽게 찾기 위해 여행가방(캐리어)에 리본이나 러기지택 등 액세서리를 달아둘 경우 수화물이 늦게 나올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최근 미국 뉴욕포스트는 ‘수화물...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