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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아빠가 2년간 쓴 딸 유학비 4800만원, 노후연금으로 환산해보니

김정훈 기자 runto@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1-17 16:14

대기업 차장 홍모(43)씨는 1년 전 아내와 초등학교 4학년 딸을 뉴질랜드에 보냈다. 어렸을 때 영어를 잘 배워놓지 않으면 원어민 영어를 구사하기 힘들다는 생각에 '기러기 아빠'를 자처했다.

월급 500만원 중 300만원은 뉴질랜드로 송금한다. 전(前) 직장에서 받은 퇴직금 1200만원도 딸의 1년 학비에 털어 넣었다.

그의 생활비는 아파트 관리비와 식비 등 모두 합쳐 100만원. 남은 월급 100만원 중 50만원은 보험료로 나간다. 남은 50만원을 개인연금과 펀드에 넣는 것이 노후 준비의 전부다.

그나마 개인연금을 부을 수 있는 건 그에게 대출이 없어서다. 그는 빚내서 집 사는 대신 인천 92㎡(28평) 아파트를 전세 9000만원에 세들어 살고 있다.

100세 시대엔 '자식 교육=든든한 노후' 공식 안 통해

그는 앞으로도 1년간 이 생활을 하기로 했다. 그의 총 2년간의 기러기 아빠 생활을 기회비용으로 따지면 얼마나 될까. 총 4800만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2년간 학비로 2400만원이 들어가고, 월 150만원이던 저축이 50만원으로 100만원 줄어든 게 2년치면 2400만원이기 때문이다.

이 4800만원을 노후 연금(年金)으로 환산하면 어느 정도 가치가 있을까. 이 돈을 쪼개 국민연금 한 달 납입최고액(33만7500원)씩 매달 넣는다면 12년을 넣을 수 있고, 그렇게 하면 홍씨가 65세가 된 후 죽을 때까지 월 38만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기러기 생활 2년이 월 38만원 노후 연금과 맞먹는다는 뜻이다. 홍씨는 "애한테 투자하는 게 노후 대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씨처럼 아이에게 투자하는 것이 곧 은퇴 준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강창희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장은 "100세 시대에 자녀들이 노후를 보장해 줄 거라고 믿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은퇴 후 많으면 100세까지, 최고 45년 동안을 소득 없이 살 수도 있는데, 그 오랜 기간 동안 자녀들이 늙은 부모를 부양해 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20년 전 결혼해서 첫 아이를 낳는 나이는 평균 26세였다. 앞으로 40년 뒤, 환갑이 되는 큰 자녀가 86세 부모를 부양할 수 있을까. 우재룡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은 "어릴 때 국영수 한 과목 과외시켜 주는 부모보다 늙어서 자식에게 손 벌리지 않는 부모가 자식에게 훨씬 더 좋은 부모라는 식으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교육비 절반 줄이면 월 25만원 연금 받을 수 있다

자녀 사(私)교육에 은퇴 준비를 저당잡히는 것은 홍씨 같은 기러기 아빠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 시대 부모들의 보편적인 문제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은행원 김모(45)씨가 올해 5학년·2학년에 올라가는 딸 2명에게 한 달에 쏟아붓는 학원비는 월 180만원이다. 큰딸은 영어·수학·피아노·미술·논술·학습지 2개(총 120만원), 작은딸은 영어·미술·태권도·학습지 1개(60만원)를 한다.

두 딸은 사립초등학교 학비로도 1년에 800만원씩 낸다. 1년 교육비로만 3760만원이 드는 셈이다. 연봉 9000만원 중 42%가 들어간다.

그의 노후 준비는 월 70만원씩 개인연금신탁을 드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마이너스 통장 빚이 1000만원 늘었다"며 "따지고 보면 교육비에 '몰빵'하고 노후 준비는 빚내서 한 셈"이라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 1인당 평균 사교육비는 월 24만원(2010년 기준)이다. 만약 아이 한 명의 초·중·고 사교육비를 반으로 줄이면 국민연금 최소가입액(8만9100원)을 16년 정도 납입할 수 있고(총 1728만원), 노후에 매달 25만원 정도씩을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후원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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