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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연어를 키우고 연어는 숲은 만든다' 저자 탁광일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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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4-02-02 00:00

"제 삶 속엔 늘 숲이 있었습니다"

'숲은 연어를 키우고 연어는 숲은 만든다' 저자 탁광일 씨

뱀필드 원시림· 원주민들과 더불어 지낸 체험 책에 담아

밴쿠버 아일랜드의 오지마을 뱀필드(Bamfield)에서 임학을 공부하고 가르치며 살아 온 탁광일 박사<사진>가 '숲은 연어를 키우고 연어는 숲을 만든다'라는 책을 펴냈다.
그는 책에서 "숲을 가르치려고 뱀필드 생활을 시작했지만 사실 숲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웠다"며 "뱀필드 숲은 연어, 곰, 고래, 원주민 '모두가 하나'라는 진리를 가르쳐준 자연의 스승"이라고 말한다.
늦깎이 유학생으로 UBC에서 박사 과정을 밟던 그는 1990년 여름,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을 하이킹하기 위해 뱀필드에 닿았다. 그곳 해변에서 발견한 '원시의 숲'은 인간의 손길이 닿았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묘한 매력으로 그를 사로잡았다. 그 후 학위를 마치기 위해 일상으로 돌아오면서 뱀필드는 잠시 잊혀지는 듯 했다. 그러나 미국 보스턴에 본부가 있는 현장체험 중심의 환경교육학교 SFS(School for Field Studies) 캐나다 센터(뱀필드 소재)에 근무하게 되면서 그의 표현처럼 '그곳과의 기이한 인연'은 다시 시작됐다.
'숲은 연어를…'은 그가 뱀필드의 원시림, 원주민들과 호흡하며 보낸 4년의 시간을 글과 사진으로 담아낸 것이다. "숲이 사라지면 연어가 돌아오지 않고 연어가 돌아오지 않으면 마을에서 행복이 사라진다는 깨달음을 사람들과 나누어 싶다"고 그는 말했다. 현재 나나이모 인근의 작은 마을에 살면서 환경 교육과 임업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탁 박사와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언제부터 '나무'에 관심을 갖게 되셨습니까?

서울서 자랐지만 시골이나 다를 바 없었던 변두리에 살았고, 중고등학교 때 등산이나 캠핑을 많이 다니면서 자연과 친숙하게 되면서 대학전공도 자연과 관련 있는 임학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는.

밴쿠버 섬 서해안의 야생적인 원시림과 바다에 매료되었고, 그곳에서
경험한 것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을 뿐입니다. SFS에 근무하는 4년 동안 이런 기회가 있을 것을 대비해 미리 기록하고 사진도 틈틈이 찍어두었지요.

*한국 사람들은 캐나다가 환경 문제에 있어서는 어느 나라보다 앞서 있다고 생각하는데 현장에서 체감하는 이곳 현실은 어떤가요.

어떤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캐나다는 땅이 넓고 천연자원이 풍부해,
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에서 와서 보면 모든 것이 월등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요. 그러나 안을 들여 다 보면 환경적으로 자부심을 가질 만한 것이 많지 않습니다. 1인당 종이, 목재 사용량이나 산림파괴면적 등을 따지면 OECD 국가 중 하위권이라는 연구 보고도 있습니다. 지난 100년 동안 BC주 원시림의 거의 절반 정도가 벌채 됐습니다. 이제 원시림이 남아 있는 곳은 공원이나 도로로 접근 할 수 없는 지형이 험한 지역 뿐입니다.
숲이 사라지면서 산란개울로 돌아오는 연어도 크게 줄었습니다. 시중에서 파는 연어의 반 이상이 양식연어로 채워지고 있어요. 더욱이 대부분의 양식 연어는 대서양 연어로, 이곳 해양 생태계에 큰 위협을 주고 있습니다. 친환경적인 환경 관리 기술이나 방법이 많이 응용되고 있지만, 자원이 거의 바닥난 현재, 그 같은 방법은 사후약방문 격이지요.

*웨스트코스트트레일은 전세계 하이커들이 꼭 도전하고 싶은 곳으로 꼽는 곳 중 하나인데 그곳 체험은 어땠습니까?

원시림과 원시의 바다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야생 자연, 밴쿠버 섬
서해안의 역사, 원주민 문화를 함께 음미할 수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온 하이커들과 친해 질 수 있는 기회도 되지요. 일주일 정도 걸리는 75
km코스를 완주하면 대단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고, 누구에게나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을 곳이라고 장담 할 수 있습니다. 하루에 한쪽에서
26명 밖에 들여보내지 않으니 이번 여름에 하이킹을 하려면 컴퓨터로 예약을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뱀필드 지역에는 한인이 얼마나 있습니까?

뱀필드는 인구 200여명의 외딴 마을로 한인은 저희 밖에 없었지요.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없어 무척 고생스러웠습니다. 저는 작년 여름 학교가 문을
닫은 후 나나이모 인근 작은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 학교를 떠나셨는데 다른 계획이 있으신지요?

SFS 같은 체험 및 현장 중심의 환경 교육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간은 미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환경 교육을 했는데, 앞으로는
기회가 닿는 대로 한국 대학생이나 성인들을 위한 단기환경교육 또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 한인들과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자연은 문화와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자연을 잘 감상하고 이해할
수 있다면 이곳 사회의 문화도 잘 이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쁜 이민
생활 중에서도 시간을 내서 BC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많이 즐기는 것이
캐나다를 좀더 잘 이해 할 수 있는 길입니다.

<조은상 기자 eunsang@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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