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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소나기' : The short story titled 'A shower'

윤희영 hyyoo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9-08 11:38

엘러너
소설가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 마지막 부분.

소년은 까무룩 잠이 들었는가(drift off to sleep) 하는데…. "허, 참 세상일도…(What a world we live in…)." 아버지 말이 들린다. "그런데 참, 이번 계집앤 어린 것이 여간 잔망스럽지가(how precocious the young thing is) 않아. 글쎄, 죽기 전에 이런 말을 했다지 않아? 자기가 죽거든 자기 입던 옷을 꼭 그대로 입혀서 묻어달라고(bury her in the clothes she has been wearing)…."

미국 오하이오주(州) 신시내티에 엘러너 디서리치라는 소녀가 살았다. 살았었다. 여섯 살 나이로 죽었다(die at the age of six).


긴 금발 머리에 환한 미소를 가진(with long blonde hair and a radiant smile) 아이였다. 레이스가 달리고 주름잡힌 옷 입는(wear lace and ruffles) 것을 좋아했다. 물방울무늬 타이츠와 드레스(polka dot tights and dresses)를 좋아했다. 그림 그리고, 색칠하고, 글 쓰는 것을 좋아했다(love to draw, paint and write). 무엇보다(most of all) 엄마, 아빠, 여동생 그레이스를 좋아했다.

나중에 크면 예술가가 되는 것을 꿈꿨다(dream of becoming an artist). 그런데 커보지도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났다(depart this life).

다섯 살 때 소아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be diagnosed with pediatric brain cancer). 종양은 아랑곳 않고(with nonchalance) 커져만 갔다. 목소리를 잃었다. 쪽지를 써서 가족과 대화를 나누게(communicate with her family by writing notes) 됐다.

엘러너의 가족 사진

그리고 끝끝내는(up until the very end) 가족과 함께 있는 것만이 유일한 소망이 됐다(want nothing more than to be with her family). 죽기 며칠 전, 아빠와 춤을 췄다. 아빠는 딸을 번쩍 안아올렸다(hold her up off the ground). 그러는 내내 웃으면서(smiling the whole time) 딸은 아빠 목을 꼭 껴안았다(clasp her arms tight around her father's neck).

첫 진단을 받고 7개월 만에 저세상으로 갔다. 아빠 엄마 곁의 침대에 누워….

녀석은 여간 잔망스럽지 않았다. 엄마 아빠에게 선물을 남기고(leave gift behind for her parents) 갔다. 녀석이 죽고 얼마 지나지 않아(not long after her death) 유품들을 정리하다가(sort through her keepsakes) 여기저기 남겨놓은 쪽지들을 발견하게 됐다. CD 사이에, 책꽂이 책 사이에 끼워져(be in between CDs or between books on the bookshelf) 있었다.

잔망스러운 녀석은 죽음을 앞둔 며칠 내내(all through her final days) 사랑의 쪽지를 써왔던(have been writing love notes) 것이다. 그리고 그 쪽지들을 집안 곳곳 비밀스러운 장소에 숨겨놓고(hide them in secret places throughout the house) 갔다.

내용은 똑같다. "엄마, 아빠, 그레이스, 사랑해(I love you Mom, Dad and Grace)."

그 어린 것은 달리 표현할 방법도 몰랐나보다. 엄마 아빠는 집안 어디엔가 아이가 남겨놓고 간 또 다른 쪽지가 있을 것이라며 지금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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