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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와인이 만나는 그 곳, 코폴라 와이너리에 간다

오경환 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3-25 17:08

(4) 오경환의 북미 맛기행

이야기를 풀어내는 천부적 재능을 가진 감독의 와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

1970년대 미국은 경제력 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세계의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자 했던 미국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듯한 시대였다. 와인, 영화, 음악, 예술 등 역사의 깊이를 달리하는 수준의 그 것들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던 유럽인들에게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계속되던 시대이기도 했다.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던 프랑스산 와인이 1976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의 결단(Judgement of Paris)’이란 전문가 시음평가에서 상대조차 되지 않을 것이라 믿었던 미국산 캘리포니아 와인에게 압도적인 점수 차로 패했다. 깊이 있는 드라마와 그림처럼 아름다운 화면으로 사랑받던 프랑스와 이태리의 영화도 스타워즈, 대부 등 다른 수준의 스케일을 자랑하는 할리우드 영화 앞에서 무너져 버렸다. 그리고 30여년이 지난 지금, 당시 영화계를 이끌던 ‘대부’의 프라시스 포드 코폴라(Coppola) 감독이 이젠 세계 최고의 수준에 올라온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와인으로 도전하고자 소노마 지역에 와이너리를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코폴라 감독의 영화들은 독특한 소재를 사용하거나 현란한 그래픽으로 승부를 보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다른 할리우드 영화들과는 달리, 흔히 영화화되는 소재들을 이야기를 풀어가는 감독의 재능으로 돋보이게 만들어 호평을 받아왔다.

오래전부터 미국영화계에서 가장 흔한 소재가 되어버린 조폭(갱스터) 이야기를 대부라는 희대의 명작으로 풀어냈었고, 매년 몇 편씩 쏟아지는 전쟁이란 흔한 소재를, 불멸의 전쟁 영화라고 불리는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으로 풀어내었던 그가, 이번에는 음식과 와인에 관한 이야기를 스크린속이 아닌 현실에서 풀어보고자 이 와이너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재미없을 수 있는 흔한 와이너리란 장소를 정말 독특한 스타일로 재탄생 시켰다.

차분하고 원숙한 느낌이 나는 다른 와이너리과는 달리, 입구에 들어가는 순간 수준이 다른 스케일의 내부가 이 곳의 주인이 할리우드 출신이란 것을 말해준다. 마치 영화 세트장으로 사용되었을 법한 저택처럼 생긴 건물 안에는 영화 ‘대부’에서 말론 브란도가 실제로 사용했었던 책상, 오래된 고급 승용차, 그리고 영화 ‘마리앙트와네트’를 촬영하기 위해 만들었었던 범선 모형 등 영화 소품으로 꾸며져있다. 분명 다른 와이너리의 그 것과는 콘셉트를 달리하여 와이너리에 와있다는 느낌 보다는 테마 파크에 와있다는 느낌이 난다. 

와인 뿐만 아니라 올리브 오일, 파스타 소스, 직접 감수했다고 하는 각종 요리책 또한 준비되어 있어, 와인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 가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해 놓았다. 그리고  이야기 풀어내기의 대가답게 20여종이 넘는 모든 와인들에 관한 설명을 감독 본인과 그 와인에 얽힌 이야기를 적어놓음으로써 시중의 다른 와인병 라벨에 적혀있는 상투적인 설명글과 차별화시키기도 했다. 켈리포니아의 다른 명문 와이너리에 비해 짧은 역사를 가진 와이너리지만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와인의 양대 산맥이라고 불리우는 나파 지역과 소노마 지역을 통틀어 꼭 가봐야만 하는 와이너리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유명해졌다.

와인이 지닌 어렵고 무거운 이미지 때문에 평소에 와인을 즐기지 못했다면 시시콜콜한 이야기마저 재미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한 감독이 오픈한 와이너리를 방문해보는건 어떨까? 와인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소노마 지역에 가면 들릴 만한 와이너리들

Simi Winery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와이너리이다. 125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계의 대부와도 같은 존재로 늘 각종 평가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는 클래식한 와인들을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위치 : 16275 Healdsburg Ave, Healdsburg, CA 95448

Trentadue Winery
자칫하면 씁쓸한 뒷맛을 강하게 줄 수 있는 포트와인(알코올 강화 와인 중 하나)에 초콜릿향을 첨가해서 만든 초콜릿 아모르(Chocolate Amore)란 와인으로 미국 전역에 유명해진 와이너리이다. 소주와 비슷한 수준의 알코올(19%)을 함유하고 있지만 알코올의 느낌은 전혀 없이 달콤한 초코렛맛이 어우러져 있어 여성들에게 인기가 아주 높다.

19170 Geyserville Ave, Geyserville, CA 95441-9603

소노마벨리에 가면 들릴만한 추천 맛집!

Rustic, Francis' Favourite
프란시스 코폴라 와이너리 안에 있는 식당이다. 실내 인테리어는 영화 ‘대부’의 식사 장면 배경인듯한 느낌이지만 다른 와이너리의 식당들이 가진 지나치게 엄숙한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며 주말에 가족끼리 한번쯤 나가서 먹을법한 패밀리 레스토랑처럼 가볍고 캐주얼한 분위기다. 

코폴라 감독 본인이 어렸을 때 즐겨 먹던 음식을 중심으로 메뉴를 준비했다고 하며, 남녀 노소 모두가 쉽게 즐길 수 있을만한 피자, 치킨, 파스타 등을 취급하는 모습은 체인화된 패밀리 레스토랑을 연상시키지만 맛의 수준은 분명 일반 패밀리 레스토랑의 메뉴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다. 코폴라 감독이 직접 레시피 개발에 참여한다고 하며 직접 연구해서 만들었다는 핫소스도 맛볼 수도 있다. 와이너리에 붙어있는 식당답게 모든 메뉴에는 매칭된 와인 추천 리스트가 준비되어 있다.

300 Via Archimedes, Geyserville, CA 95441

이점이 좋다: 영화 세트장 같이 멋진 실내, 무겁지 않은 분위기, 다양한 메뉴, 비싸지 않은 가격

놓치지 마시라 : 철에 따라 상시로 변하는 계절별 메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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