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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밴쿠버의 3대 숲길을 걷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10-29 16:26

이번주 볼거리&놀거리 24
가을, 걷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햇살이 뜨겁지 않으니 오랜 시간 산책길 위에 있기에도 무리가 없다. 계속되는 비 탓에 땅이 질척거린다는 불평이 있을 수 있겠지만, 밴쿠버의 “숲” 안에서는 이런 못난 마음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는다. 바로 공기 때문이다. 

원시림이 내뿜는 신선함 앞에서도 젖은 땅에 대한 투덜거림이 멈추지 않는다면, 강산이 두세번 바뀌기 전인 1990년으로 시간을 되돌려보자. 장소는 기자회견장. 소련의 초대 대통령이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캐나다를 방문한 자리에서 흥미로운 제안을 하나 하고 있다. 

“아무래도 캐나다에는 산소 특별세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가뜩이나 세부담이 높은 나라에 찾아와서 한다는 얘기가 뭐라고, 또 세금? 이유를 묻자, 그는 이렇게 답한다.

“공짜로 마시기에는 캐나다의 공기가 너무 신선해요. 그러니까 산소에 세금을 부과하자는 거죠.”

이 땅에서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 당시 고르바초프의 발언은 두고두고 자랑할 만한 칭찬처럼 느껴진다. 너무 익숙해서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이 공기, 이번 주말 집 근처의 숲을 찾자. 그곳에서 공기의 신선함에 고마움이 느껴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부자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가볼만한 산책로를 한데 엮었다.



먼디파크에서 진심으로 말하다
“숲이여, 고맙다”
“신선하고 상쾌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숲 속을 걷거나 머물러 있는 일.” 산림욕에 대한 산림임업용어사전의 정의다. 두뇌 속 어딘가에 입력된 산림욕의 이 같은 의미를 고스란히 심장에 전달하고 싶다면, 이번 주말 코퀴틀람에 위치한 먼디파크(Mundy Park)를 찾자. 숲이 공원을 감싸고 있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곳 산책로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공원내 산책로는 여러 개가 있는데, 이 중 퍼리미터트레일(Perimeter Trail)이 약 4km로 가장 길다. 이 코스를 한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여유 잡아 대략 1시간. 이밖에 호수를 끼고 있는 레이크사이드루프(Lakeside Loop), 워터라인트레일(Waterline Trail)이 있다.  641 Hillcrest St., Coquitlam.


린캐년파크, 흔들흔들 다리를 건넌 후…
“내 마음이 평안해지네”
노스밴쿠버 쪽에 사는 사람에게 린캐년파크(Lynn Canyon Park)는 뒷동산 정도로 느껴질 지 모른다. 공원의 규모가 작아서가 아니다. 언제든 쉽게 찾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얘기다.

린캐년파크는 1912년 공원으로 지정됐고, 이후 100년의 역사와 함께 계절과 상관없이 사람들로 늘 붐비는 나들이 명소로 자리잡았다. 공원 입구에 흔들다리가 설치되어 있는데, 캐필라노스스펜션브릿지와는 달리 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흔들다리 통과 후 맞게 된 길은 단순하지만 다소 경사가 있다. 사람들 뒤를 따라 걷다 보면 폭포가 나오는데, 여기까지는 길이 쉽다. 하지만 여기에서 계단을 오르는 것이, 오랜 시간 근육을 방치했던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다소 어려울 수 있다. 3663 Park Rd. North Vancouver.



                                                                                      미네카다, Sunchild123/flickr(cc)


 
미네카다 리저널파크에 올랐다면
“여행가가 아니어도 행복하다”
여행을 떠난 사람들이 여행지에서 경험했던 풍광에 과장 섞인 감탄을 늘어놓는다 해도, 당신이 만약 이곳을 경험했다면 주눅들 필요가 전혀 없다. 대신 두세 시간 정도의 산행은 감수해야 한다. 이번에 찾아갈 곳은 미네카다 리저널파크(Minnekhada Regional Park)다. 
이 공원은 숲과 늪지대, 그리고 약 10km의 하이킹 코스로 꾸며져 있다. 이 코스의 끝에 있는 풍경을 보기 위해서는 약 두 시간 동안의 산행이 필요하다. 하지만 산 정상에 서본 사람이라면, 그 수고가 전혀 아깝지 않다는 애기에 망설임 없이 동의할 것이다. Oliver Rd. Coquitlam. V3E 3H6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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