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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포커스] 밴쿠버에서 벌어진 캐나다의 국가적 망신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3-08-08 15:27

연방정부가 미처리하수 투기로 시청을 고발한 배경은?

미처리하수의 버라드인렛 방류를 방치한 혐의로 메트로밴쿠버관리청 산하 기관이 캐나다 연방정부에 7일 고발 당했다.

환경을 지켜야 할 지방자치단체가 오히려 환경을 오염시킨 혐의로 상급 정부에 기소된 것이다.

캐나다 환경부는 2011년 7월 메트로밴쿠버관리청의 한 조직인 광역밴쿠버하수및오수처리청(GVS&DD)이 스탠리파크 블럭튼포인트 인근 오버플로파이프에서 미처리된 하수가 넘치는 것을 방치했다고 고발했다. 원칙적으로 오버플로파이프는 하수가 늘어나도 이를 모두 정수장으로 보낼 수 있게 작동해야 하나 당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환경단체에서는 이번 기회에 관행처럼 미처리 하수 일부를 바다에 투기하는 메트로밴쿠버의 '환경 정책'이 좀 더 친환경적으로 개선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캐나다 국내에서 미처리상태로 방류되는 하수는 한해 무려 2000억리터에 달한다. 캐나다 국내에서 이런 미처리 하수 방류의 대표주자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매번 순위에 오르는 메트로 밴쿠버와 빅토리아다.
미처리 하수를 방류해도 천혜의 강우량이 더러운 물을 바다로 밀어내주고, 풍부한 수자원이 오염을 가려주고 있다. 시민단체 시에라리걸디펜스펀드는 이런 상황을 두고 "국가적 망신(national disgrace)"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런 국가적 망신에 칼을 먼저 빼 든 곳은 캐나다 연방정부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BC주정부와 협의해 2020년까지 BC주에서 발생하는 모든 하수를 정수장에서 처리하도록 법개정을 이끌어냈다. 연방정부 입장에서는 성과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별다른 도움 없이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숙제만 던져놓은 꼴이다.

연방정부 방침대로 하려면 2020년까지 재산세를 8배나 올려야한다는 우는 소리도 해봤지만, 결국은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지켜야할 상황이다. 이번 연방정부의 고발도 국가적 망신을 방치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이 강하게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도 억울해 할만한 부분이 있다. 일단 일부에 잘못 알려진 것처럼 현재 메트로밴쿠버의 하수가 전량 미처리된 상태로 투기되는 것은 아니다. 메트로밴쿠버에서 발생한 하수의 1차처리는 노스밴쿠버의 라이온스게이트정수장과 리치몬드의 아이오나아일랜드정수장에서 연간 4400억리터가 이뤄진다. 두 곳다 사람들 눈에 쉽게 들어오는 곳이다. 라이온스게이트브리지 바로 밑과 밴쿠버국제공항 바로 옆에 흰색 돔이 씌워진 벙커처럼 보이는 건물이 정수장이다.

문제는 연방정부는 환경기준을 올려놨지만, 설비 개선이나 확장에 대한 지원은 인색해 지방자지단체의 반발이 있는 부분이다. 연방하원과 주의회가 법령을 만들어 숙제는 만들어놨지만 정작 이를 해야 하는 곳은 시의회인 셈이다.

숙제도 빨리 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다. 특히 라이온스게이트브리지 정수장은 1961년 가동이래 50년간 작동해 거의 수명이 다해가고 있다. 제2의 라이온스게이트브리지 정수장을 짓기로 했지만, 위치와 비용에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메트로밴쿠버관리청은 올해 디자인을 정해 2014년 1월 착공, 2020년 가동한다는 사업계획은 있지만 진행은 매우 뎌딘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연방정부의 블럭튼포인트 고발로 최근 일침을 맞은 셈이다.

이런 상황을 안타깝게 보고 있는 이들은 환경주의자 뿐만 아니라 원주민도 있다.

현재 밴쿠버의 하수가 처리되는 곳은 모두 원주민땅으로 정부가 조선-일제간에 맺어진 을사늑약만큼이나 불공정한 정부-원주민부족간 조약을 통해 거의 빼앗다시피 한 곳이다. 현재 라이온스게이트브리지 자리는 스쿼미시 부족 소유지였다.

주정부는 2021년에 현재 정수장을 해체하고 원주민에게 이를 돌려주겠다고 합의한 상태다. 부족 내에서는 빼앗긴 땅을 돌려받게 돼 경사라는 얘기도 있지만, 장장 60년간 하수처리 시설이 있었던 땅을 정부에 넘기기 이전 맑은 해안가의 땅과 비교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란 얘기도 있다고 한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미처리 하수누출 사고가 발생했던 라이온스게이트브리지 다리밑 인근/ 사진=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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