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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 인종차별? 침묵하면 해결되지 않아”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02-11 10:31

‘Stand With Asians Coalition’ 도리스 마 회장
뿌리 깊은 인종차별, 변화 위해 목소리 내야



지난달 19 본지는 동양인 반인종차별 단체인 ‘Stand With Asians Coalition’(이하 SWAC) 설립자 도리스 (Mah) 회장과 온라인 미팅을 갖고, 팬데믹 이후 심각한 사회 이슈로 떠오른 동양인 인종차별의 현실과 캐나다 사회의 박혀 있는 제도적 인종차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은 BC 주정부 산하 기관인 다문화위원회(Multicultural Advisory Council, MAC) 장민우 위원도 함께 참석했다.

 


작년 5월 10일 반 동양인 인종차별 시위 당시

SWAC 단체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동양인 혐오범죄를 비롯한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을 타파하고자 지난해 4 설립된 비영리 단체다. 현재 2500 명의 페이스북 페이지 멤버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며, 반인종차별에 대한 효과적인 정책 계획을 수립하는 도움이 되고 체계적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5월에는 전국 여러 도시에서 진행된 동양인 인종차별 시위를 기획하기도 했다.

 

SWAC 설립하게 이유는?

 

지난해 4, 팬데믹이 시작한 이후 내가 오랫동안 거주하고 있는 버나비에서 동양인 상대 인종혐오 범죄가 무려 350% 증가했다는 소식을 듣고 불안감을 느꼈다. 당시 밴쿠버시에서도 동양인 혐오범죄가 700% 이상 급증했다는 뉴스도 있었다. 동양인 혐오범죄를 막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이크 헐리 버나비 시장을 무작정 찾아갔더니, 많이 공감을 해주고 좋은 이야기를 해줘서 용기가 생겼다. 그리고 전국 곳곳에 거주하는 여러 친구들에게 이야기에 대해 나누었고, 인종차별을 막기 위해선 같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반인종차별 시위는 어떻게 진행했는가?

 

캐나다 전국의 거의 모든 시장들에게 1000통의 이메일을 보내 협조를 부탁했는데 100명의 시장에게 답변이 왔고, 그중 밴쿠버, 토론토, 오타와를 비롯한 도시 40 명의 시장은 우리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도시들과 협조해 매년 5 10일을 동양인 인종차별에 대응하기 위한 국경일(National Day of Action Against Anti-Asian Racism)’ 지정하고 평화적인 시위를 진행할 있었다.

 

팬데믹 이후 동양인 인종차별이 증가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한 것을 중국인 탓으로 돌리려는 생각이 크지만, 캐나다 내에서 동양인에 대한 제도적 인종차별은 아주 오랫동안 존재해왔다. 아무리 전문적인 직종에 종사하고 있거나 억양 없이 영어를 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동양인은 단지 피부색과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오고 있다.





 

직접적으로 인종차별이나 혐오범죄를 당한 경험이 있는가?

 

20 운전을 하다가 빨간불에 정차하고 있었는데, 백인 남성이 뒤차에서 내려 창문을 두들기며 내게 욕설을 적이 있다. 내게 같은 중국인은 이곳에 머물 자격이 없어! 빨리 너희 나라로 꺼져라라는 말을 하더라. 하지만 나는 그런 말을 듣고도 대응이나 신고는커녕, 아주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일을 털어놓지 못했다. 10 시절 홍콩에서 캐나다에 이민 지난 30 년을 밴쿠버에서 살아오고 있지만, 나는 항상 인종차별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며 살아왔던 같다.

 

동양인 인종차별 피해자는 침묵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가 ?

 

타국에서 생존해야 한다는 본능과 명예를 중요시하는 동양인 특유의 정서가 이유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동양인이 직장에서 인종차별을 당했을 , 가지의 생각이 것이다. 우선 번째는 이런 일을 당한 것이 수치스럽다는 생각이다. 내가 일을 당함으로써, 나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명예롭지 않다는 생각에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번째는 내가 정말 무언가를 잘못했겠지라는 생각이고, 번째는 내가 괜히 일로 문제 삼았다가 소란이 일어나, 직장을 잃으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침묵하는 것은 절대 답이 아니다. 신고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만큼, 아주 조그마한 일도 신고를 해야 변화를 가져올 있다.

 

작년 시위 이후 캐나다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하는가?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일 뿐이다. 캐나다의 모든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안전하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캐나다 사회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SWAC 오는 5 10 다시 한번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밖에 회장은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과 혐오에 맞서기 위해 국민과 캐나다 정부가 해야 일을 요약한 청원서를 SWAC 이름으로 캐나다 의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인종차별 신고와 추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는 청원서는 전국적으로 제도적 인종차별에 대한 공교육 캠페인을 시작하고, 증오 범죄에 대한 모든 법률을 강화하며 미디어 내에서 존재하는 특정 인종의 고정관념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petitions.ourcommons.ca/en/Petition/Details?Petition=e-3512

 

또한 이날 미팅에 참석한 장민우 위원은 “BC 다문화위원회가 BC 전역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형태의 인종차별 사례를 모아 인종차별 금지법이 제정될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차별이나 혐오범죄 피해를 당했을 때는 신고를 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강조했다.

 

인종차별 신고 웹사이트: www.resiliencebc.ca (한국어 신고 가능)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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