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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세까지 국선도 봉사하며 살아야죠”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1-02-26 15:55

82세에 국선도 사범 자격증 취득한 정병조 사범
국선도로 건강도 찾고 ‘코로나 블루’도 이겨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도 거의 1년이 되어가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면역력이 약한 인구에 특히 치명적이기 때문에, 노년층의 활동이 제한되면서 이들의 신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 건강도 크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국선도를 통해 건강한 몸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만들어가며 코로나 블루 치유했다는 이가 있다고 해서 만나봤다.






올해 3월이면 83세가 되는 정병조 사범은 지난해 10, 한국 국선도 본원으로부터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한 초보 사범이다. 그가 국선도의 동작들인 물구나무서기와 손가락 팔굽혀펴기 등을 직접 선보이며 이런 동작들은 청년들도 하기 힘들 걸요?”라며 껄껄 웃었다.

 

국선도 본원에 따르면 국선도는 한민족과 역사를 같이 하는 전통 수련법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인체의 생리 구조에 맞게 고안된 수백 개의 여러 동작과 정교한 호흡법이 복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과학적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문명의 발달을 통해 심신이 약해진 현대인들에게 몸뿐만 아니라 마음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건강법으로 각광을 받으며, 남녀노소와 사상을 불문하고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사범 역시 국선도를 만난 것은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었고,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별다른 병치레 없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할 있는 최고의 비결이라고 고백했다.

 

정병조 사범이 국선도와 처음 인연을 맺었던 것은 지난 1999년이었다. 당시 사업 실패로 인한 재정적인 어려움과 불규칙한 생활로 지쳐 무기력함을 느끼고 있었는데, 신문을 읽던 국선도 시범 수련을 한다는 광고에 이상하게 눈이 갔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접한 국선도는 기대 이상이었어요. 국선도를 하면서 며칠간 몸을 풀었더니 덩어리처럼 굳어 있던 몸이 부드러워지고 개운해지는 것을 느꼈죠.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덤이었고요. 몸과 마음의 치유를 받으니까 이상 무기력하게 있지 말고 다시 한번 일어나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어요.”

 

이후 사범은 밴쿠버 아일랜드에서 10 동안 사업에 매달렸다. 같이 국선도를 수련할 사람들이 없고 바쁜 일상 때문에 정식 수련을 하지 못했지만, 단전 호흡만큼은 열심히 했다. 그리고 2014 밴쿠버로 돌아와서 다시 열심히 국선도 수련을 하던 지난 2016, 아내가 지병으로 거동이 불편해지는 시련을 경험하게 된다.

 

그동안 남편 뒷바라지를 하느라 몸이 상하게 아내에 대한 미안함이 너무 컸어요. 여러 허무함이 밀려오니까 국선도도 3년간 뒷전으로 두게 됐죠.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의 병이 생기더라고요.”

 




몸이 너무 좋아져서 전문의를 만났더니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졌고 갑상선 호르몬 기능도 약화됐다고 듣게 됐다. 약물 복용과 함께 식단조절을 하기도 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내가 먼저 건강을 찾아야 아내 간병도 있을 텐데 하면서 아차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국선도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매일 새벽 4시부터 2시간에 걸쳐 열심히 수련과 근육 운동을 했는데 몸도 부드러워졌고 활기를 찾게 됐어요. 그리고 1 후에 전문의한테 찾아갔더니 깜짝 놀라더라고요. 몸이 어떻게 이리 좋아질 있었냐고 하면서. 그리고는 앞으로 병원에 필요가 없다고 하더군요.”

 

사범은 이렇게 좋은 국선도를 혼자서만 알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게 됐다. 그리고 지난해 1월부터 공인중개사인 이경수 씨와 함께 국선도 본원이 진행하는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게 됐다.

 

국선도에 입문한 20년의 세월이 지나고, 몸과 마음이 좋아지는 것을 직접 경험해보니까 수련법 효과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됐어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국선도를 교민사회에 널리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야심 차게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코로나19라는 장애물을 만나게 됐어요.”

 

지난해 3월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온라인 강의도 한동안 연기됐고, 외출 자제령이 내려지면서 매일 여러차례 하던 산책 횟수도 줄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사범은 코로나19 가장 취약하다는 고령인구에 속하는 연령대고 지병을 앓고 있는 아내도 있어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저와 나이대가 비슷한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보니 혼자 살자고 수련을 하는 것이 맞는 일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련을 받고 국선도를 빨리 알려 조금이라도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도 들기 시작했어요. 그런 마음을 담아 수련을 하니까 더욱 집중도 되더라고요. 결국 것이 코로나19 주는 선물이 아니었을까요?”

 

앞으로 정병조 사범은 여생을 국선도 알리미역할을 하면서 보내고 싶다고 한다. 팬데믹이 끝나는 대로 사람을 모집하고 그를 불러주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서 국선도 지도 봉사를 하면서 교민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이다.

 

저도 캐나다로 이민 45년이 넘었지만, 이민 생활이라는 자기 몸을 돌보고 사람관계를 하는 것이 힘들어요. 역시 그랬고요. 하지만 국선도를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사람을 싫어하는 마음이 없어지면서, 평생 경험 못했던 행복을 느끼게 됐습니다. 아마 국선도가 아니었다면 저는 세상에 없었을 거예요. 그만큼 국선도에 빚을 갚으면서 열심히 봉사하면서 살아야죠. 앞으로 38(120세까지) 열심히 자신이 있습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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